(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 발생 이후 대북규탄결의안을 먼저 제안했다가 한 걸음 물러서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북규탄결의안이 결국 추석 민심용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이 결의안을 먼저 제안했으나 야당과 협상과정에서 결의안에 담을 내용을 놓고 씨름하다 결국 합의를 보지 못했다.
여야는 28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한 '대북규탄결의안'을 본회의에서 채택하려 했으나 결의안 문구에 대한 이견 등으로 무산됐다.
민주당은 사건 발생 직후 북한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회 차원의 대북결의안을 먼저 제안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 군의 행위를 만행으로 규정했고, 특히 시신을 소훼한 것은 반인륜적 행위였기 때문에 즉각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이해됐다.
그러나 이후 북한의 사과 통지문을 받은 뒤 사실관계가 미궁으로 빠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여당 내에서 대북 '규탄' 분위기가 '협조' 모드로 바뀌면서 대북규탄결의안도 사실상 철회하는 수순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 대신 '진상 규명'으로 방향을 틀어 대북결의안의 내용을 확정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대하는 야당에 대해서는 결의안을 반대한다며 역공을 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늘 본회의를 개최해 대북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했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일관되게 국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을 요구했고 현재도 유효하다"고 했다. 다만 결의안 문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진상 규명'의 명분을 앞세웠다.
민주당은 사실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시신을 불태우는'이란 문구를 결의안에서 삭제하기를 제안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결의안은 시신을 불태운 것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관계라 '시신을 불태웠다'는 문구를 빼고 저희가 계속 요구한 남북공동조사나 남북연락망 구축 이런 정도를 넣는 것이었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사과까지 했는데 규탄결의안이 굳이 필요한가'란 말이 나올 정도로 통지문 발송 전후 결의안에 대한 온도 차가 극명했다.
이에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규탄결의안 제안서의 제목에는 '공무원'이나 '북한무력도발'을 지적하는 어떠한 단어도 들어있지 않다"며 "숨진 공무원의 시신을 북한이 '불태웠다'라는 등 북한의 구체적인 만행에 관한 그 어떤 지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역시 쏟아지는 살해, 시신 소각 의혹 가운데 무엇하나 제대로 확신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 혹은 무엇이라도 가려보자는 짠내 나는 노력인가"라며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임을 지적하지 못한 맹탕 결의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결의안에 대해 침묵하는 대신 '진상 규명'이 미흡하다며 이에 주력할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최고위는 이날 공동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당내 특위를 설치하기로 의결했다.
이낙연 대표는 최고위에서 "특위는 우선 사건의 진상 규명에 주력할 것"이라며 "보수야당은 월북 여부 등 핵심 사실을 가리기 전에 낡은 정치 공세와 선동적인 장외투쟁부터 시작했다. 그런 왜곡된 행태에 우리는 사실로 대응하면서 남북 공동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미래지향적인 준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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