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9일 출범 한 달을 맞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기 리더십'은 합격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특유의 안정감으로 겹악재에 빠진 당의 무게 중심을 잡으면서 우려와 달리 빠르게 당내 장악력을 끌어올렸다.
'추미애 정국'에 정면 돌파를 선언하는 한편 관련해서 연이어 구설에 오른 의원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기강을 잡았다. 강약 조절에 나선 이 대표의 정무적 판단 덕에 추미애 정국이 '제2의 조국 사태'로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된 일부 의원들에 대해선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DJ의 발탁으로 정계에 진출한 이 대표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의혹에 휘말린 'DJ 3남' 김홍걸 의원을 제명했다.
여기에 북한발(發) 악재까지 겹쳤으나 당은 대체로 큰 탈 없이 고비를 넘고 있다. 다소 하락한 당 지지율은 대형 악재가 연이어 터지는 데 비해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대표가 4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우분투(ubuntu) 협치'를 선보인 점은 인상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평소 '국난 극복'을 최우선 의제로 삼는 그는 추경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야당이 문제 삼았던 '전 국민 통신비 지급' 계획을 과감하게 접었다. 결국 추석 전 추경안을 집행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 과정에서 국무총리의 경험을 살려 유연한 당·정·청 관계를 주도했다. 추경안뿐만 아니라 강경했던 의료계를 설득해 갈등을 조기에 봉합했다.
무엇보다 매주 민생 현장을 직접 살펴 정책적 성과를 내면서 집권 여당 대표로서 역량을 검증받았다.
다만, '임중도원(任重道遠)'의 뜻처럼 앞으로 이 대표의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이해찬 전 대표의 '강성 리더십'에 익숙한 당 일각에선 합리적 성향의 이 대표를 향해 좀 더 '공격적인' 리더십을 주문한다. 다방면의 목소리를 듣고 스스로 납득이 가야 움직이는 이 대표의 특성상 개혁 법안이 속도감 있게 관철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과감한 결단을 내리다가도 민감한 현안에선 명확한 스탠스를 잡지 못했던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최근 대북규탄결의안에 대한 민주당의 '갈지자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간 당 안팎의 위기를 방어하는 데 주력한 이 대표는 향후 대선 주자로서의 정책 어젠다의 발판이 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비교적 짧은 6개월의 임기를 수행하는 만큼 현안을 살피는 한편 미래 이슈를 주도하는 대권 주자로서의 역량도 검증 받기 위해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한 중진 의원은 "과거 지도부 체제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또 마냥 차별화하는 것 또한 위험하다"며 "균형의 미학을 위한 미묘한 '정도'를 지키는 것이 당심과 민심 모두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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