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4·15 총선 참패 이후 무너진 당 수습을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넉 달을 맞았다. 탈 극우정당화에 있어서 가시적인 성과르 거두기 시작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김 위원장이 그리는 당의 진로에 대해 아직까지 당내에서 충분한 합일점을 찾지 못한 점은 한계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말 취임하는 과정에서 '자강론'을 주장하는 일부 당 중진의 반발 속 전국위원회를 재개최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쳤다.
취임 이후에도 외연 확장과 경제민주화 등 기존 보수색채를 버리는 파격적인 시도로 당 안팎의 우려를 불러오기도 했지만 지지율 상승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우려는 '기대감'으로 변했다.
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보수정당이 보수를 버리자는 것이냐며 공개적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꺼내든 이슈에 여권에서도 반응을 보이는 등 정국을 주도하자 이같은 불만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이 같은 외연확장 행보는 30% 대 지지율 회복이라는 결과물로 나왔다. 일시적인 결과에 그치긴 했지만 민주당을 역전하기도 했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따른 반사효과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김종인표 혁신이 없었다면 이마저도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유효하다.
다만 지지율 상승 등에 가려져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는 당내 일부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히 남아 있는 숙제다. 김 위원장 취임 당시 '자강론'을 주장하며 반기를 들었던 중진들이 여전할 뿐 아니라 기본소득제 등 일방적 정책 방향에 대한 물밑 여론은 좋지만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는 최근 김 위원장이 여당에서 추진하는 '경제3법' 개정에 대한 당내 여론 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찬성' 입장을 주도적으로 밝히고 나오면서 다시 한번 불거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당장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입장도 정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요 정책 사항을 의원들의 입장 수렴 없이 덜컥 받아들인데 대해 다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기본소득제 등은 아직 여야의 합의점도 없을 뿐 아니라 여야를 떠나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수준이지만, 전반적으로 보수정당의 이념 지향과 맞지 않은 경제3법을 놓고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선에서 찬성 논의를 펼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김 위원장의 제안은 구체성이 없다. 국민의 관심과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에는 뛰어나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각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3법만 해도 어떤 것을 찬성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쟁점 하나하나마다 우리 기업·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공정경제 3법이라는 것은 쟁점이 워낙 여러 가지가 있다. 지금 정무위원회나 당 정책위원회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우리의 의견을 정리해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김 위원장의 찬성 입장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놓고 이대로 당이 다시 분열할 경우 '도로 통합당'이라는 오명을 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탄핵과 선거 참패 후유증을 아직 수습하지 못한 당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비대위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최소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까지 만이라도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한 비대위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비대위가 출범할 때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김 위원장을 추대할 때도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출범했고, 경제민주화를 담은 정강·정책 개정 때도 92%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개정하지 않았냐. 일부 구성원들이 기존 상황에만 익숙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할 수는 있지만 변화해 가는 과정은 뚜렷하다"고 밝혔다.
결국 김 위원장표 개혁은 추석 연후 이후 북한군에 의한 공무원 피격 사건이 정리된 후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최근 상임위와 선수별로 의원들과 식사 정치에 나서고 있어 잠재적 당 내분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