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김학범호에 승선한 송민규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진부해도 늘 통하는 드라마 소재는 역시 '신데렐라 스토리'다. 무명에서 스타로, 소위 '흙수저' 배경을 딛고 화려하게 비상하는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주는 자극제이기도 하다.
드라마와 곧잘 비교되는 스포츠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과거를 확 바꿀 수 있는 현실적 마법이 펼쳐지는 곳이 필드이고 그라운드며 코트다.

2020시즌 K리그에도 그런 선수가 있다. 포항스틸러스의 송민규(21)가 주인공인데, 겁 없고 대담한 플레이와 아주 뻔뻔한 세리머니로 단숨에 축구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영플레이어상 0순위로 뛰어오른 신데렐라다. 그가 이젠 '국가대표'까지 접수에 나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대표팀(U-23)의 친선경기가 오는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른 나라와의 평가전이나 공식전이 펼쳐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련된 스페셜 매치다.

이번 경기는 자가격리 문제 때문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배제한 채 K리그 선수들로만 소집명단을 꾸렸다. 때문에 의외의 선수들도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회를 잡았다. 김지현, 김영빈, 이현식(이상 강원), 이주용(전북), 이창근(상주) 등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 발탁의 영예를 얻은 선수들이 많이 발생한 이유다.

김학범 감독의 선택을 받은 송민규 역시 국가대표팀의 붉은 저지가 영 낯선 선수다. 지난 2018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송민규는 지난해 27경기에 나서면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올해는 무려 10골5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면서 포항 3위 질주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포항이 자랑하는 외국인 4총사 일오팔팔(일류첸코-오닐-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에 버금가는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으며 때문에 시즌 종료 후 결정되는 영플레이어상을 미리 예약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K리그에서의 활약상은 결국 대표팀 승선까지 이어졌다.

김학범 감독은 "송민규는 지금껏 연령별 대표팀에 들어가 보지 않았던 선수인데 포항에서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다. 여러 경기를 관찰했는데,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더라"면서 "어린 선수인데 담대함을 가지고 있다. 눈으로 직접 경기력을 확인해보고 싶어서 발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의 설명처럼 송민규는 잘하는 선수들의 기본 코스로 통하는 연령별 대표팀 경험조차 없는 선수다. 오죽했으면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선수 소개란에 프로필 사진조차 공란으로 되어 있다. '자료사진'이 없는 까닭이다. 그만큼 무명이고 흙수저인데, 부단한 노력으로 어둠을 뚫고 나온 재능이라 볼 수 있다.

파주NFC 자체가 생소한 송민규지만 위축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28일) 대표팀 명단 발표를 기다렸다. 명단 속 내 이름을 확인한 뒤 '내 능력을 보여줄때가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소중한 기회가 왔다"고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올림픽대표팀의 2선 공격수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지만 나는 다른 장점을 갖고 있는 선수"라며 "힘으로 밀어 붙이는 드리블과 비좁은 공간에서 탈출하는 능력 등 내 장점만 잘 발휘하면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에 들어왔다고 무조건 '뜨는' 것은 아니고 잘하는 이들 사이에서 빛나야 진짜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일단 가장 주목이 필요한 예비 신데렐라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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