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민선희 기자,이원준 기자,김민성 기자,유새슬 기자,정윤미 기자,김정근 기자 = 7일 진행된 국방부와 외교부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이른바 '공무원 이모씨 피격' 사건에 대한 질책, 질의가 집중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행위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국제인도주의 규범 위반"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초동 및 후속 대처 미흡에 대한 지적과 사건 발생 후 이씨의 시신 처리 문제와 월북 여부에 대한 정부의 대응 등에 대한 지적은 이어졌다.
서 장관은 사건 경위에 대한 남북 간 주장이 일부 엇갈리는 데 대해서는 "북측 통지문과 저희 첩보의 차이점을 계속 분석 중"이라면서도 사살 명령에 대한 지휘계통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우리 측) 정황이 맞다는 판단"이라며 북한 해군 상부 지휘계통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당초 판단을 고수했다.
또 이씨가 북측 수산사업소 부업선에 최초 발견된 이후 북한이 이 씨를 놓쳤다가 다시 찾아 사살하기까지 과정에서 주체는 '북한 해군'이었음도 명확히 했다.
다만 서 장관은 이날 당초 이씨가 실종된 첫날에는 월북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 장관이 이씨가 실종된 지난달 21일 실무자로부터 '이씨의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별도로 낸 입장에서 "서 장관의 발언은 해경이 수색작전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공유된 것"이라며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조류의 흐름을 고려 시 북측으로 표류해 들어갔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는 보고를 받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씨의 자진 월북 여부에 대한 판단이 서 장관에게 보고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결국 군의 초동대응이 부실했다는 방증이라는 비판이 여전히 제기된다. 이씨가 자의든 타의든 북측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첫날 수색을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교부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사망한 이씨의 형 이래진씨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야당은 자진 출석 및 진술 의사를 밝힌 래진씨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여당은 이번 사안이 외통위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라며 채택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외통위의 국감은 오전 내내 본 질의도 시작하지 못한 채 파행을 겪었다.
한편 강 장관은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여행 논란과 관련해 이날도 재차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 시작에 앞서 현안 보고를 하며 먼저 이번 사안에 대한 사과부터 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제 남편이 해외로 출국한 것에 대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배우자의 미국행을 왜 만류하지 않았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지적에 "개인사이기에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 제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강 장관의 대답에 회의장에서는 일순간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강 장관의 선제적인 사과 덕인지, 국회 외통위원들은 이날 강 장관의 배우자 문제를 많이 거론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전날 보도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의 한국행이 많이 언급됐다.
강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한국으로 입국했다는 사실과 관련해 "(국내 입국 과정에서) 외교부는 할 역할을 충분히 했다"면서도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상세한 답변은 힘들다"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조 전 대사대리의 보도가 기획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조성길 본인도 북에 송환된 가족이 있어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을 텐데, 정보당국이 언론에 릭(leak, 누설)을 해서 의도적으로 공개한 셈이 됐다"라고 꼬집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국감 하루 전날 이런 보도가 나왔다"며 "추측이 사실이라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도적 고려를 무시한 일"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 공무원(에 대한) 인도적이고 엽기적인 총살과 시신훼손, 강 장관 부군의 일로 일어난 민심이반, 광화문 '재인 산성'으로 불리는 차벽으로 인한 국민 불만이 증폭된 상황"이라며 "물타기용으로 누군가 의도적으로 국익을 훼손하고 당사자의 생명을 위협하며 이를 발설한 것이라는 게 제 판단"이라고도 했다.
강 장관은 자신을 둘러싼 '외교부 패싱' 논란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대응을 위한 청와대 긴급관계장관회의에 자신이 소집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직접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중 외교장관의 방한이 취소되는 등 '코리아 패싱' 논란과 관련해서는 "코리아 패싱은 일부 우리 언론이 말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패싱 당한다는 보도는 제가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장관이 미국의 쿼드(Quad) 확대 구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낸 탓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방한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 연설에서 꺼낸 '종전선언'에 대해 꾸준히 추진해나가야 한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외교부·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논쟁은 있었으나 그간 진행된 공방이 반복됐을 뿐 국면의 전환은 없었다.
공무원 피격 사건, 강 장관의 남편 문제, 조성길 북한 대사대리의 망명 등 국감을 앞두고 떠오른 쟁점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거나 핵심 쟁점에 대한 국면 전환이 이뤄지는 등의 '진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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