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연구비 부정사용과 입시비리, 동물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천 서울대 교수(55)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열린 첫 번째 공판기일에서 이 교수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제자로 복제견 실험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교수는 2015년 1월 아들을 허위로 논문 공저자로 올려 강원대 수의대 편입에 활용하고 평가위원들에게 청탁을 해 편입에 합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교수는 2018년 10월 서울대 대학원 입학시험 문제도 유출해 아들을 해당 대학원에 합격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2013년 10월께 조카가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응시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서울대 내부 규정을 어기고 전형 업무에 참여, 직접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채점까지 한 혐의도 받는다.
자신의 연구실에서 일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생활비를 약속한 금액보다 적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약 1600만원을 가로채고, 실험견 공급대금을 과다청구해 약 2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적용됐다.
은퇴한 검역탐지견인 복제견 '메이'를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승인없이 데려와 실험에 쓰고, 이 과정에서 무자격자인 식용견 농장업주로 하여금 채혈시키는 등 학대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날 이 교수 측 변호인은 "조카가 서울대 수의대학원에 응시해 합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교수는 4촌 이내 친인척이 지원할 경우 전형 관련 업무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몰랐다"며 "일부 출제와 채점에 관여한 사실은 있지만 불법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험 문제 출제와 채점은 동료 교수가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이 교수는 문제 문구를 수정하고 채점을 확인하는 정도에 불과했다"며 "실질적으로 출제와 채점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들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서는 "동료교수에게 청탁하거나 영향력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이 교수는 입시에 관여할 위치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유학생 인건비를 가로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어 사기가 아니다"라고, 실험견 공급대금을 과다청구한 혐의에 대해서는 "실험의 복잡성을 논외로 하고 시중가격만 고려한 주장"이라고 각각 부인했다. 동물학대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 교수와 함께 그의 자녀 대학 편입 과정에 관여한 대학교수 3명과 미승인 동물실험 및 불법채혈 등에 연루된 연구실 관계자 1명, 식용견 사육 농장업주 1명 등 5명도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