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던 중 생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촬영 후 좌우 반전. 2020.10.0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박기락 기자,서영빈 기자 = 7~8일 이틀간 서울과 세종시를 오가며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재정준칙에 대한 질타로 시작해 주식양도소득세에 대한 여야의 합동 공세로 마무리됐다.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국감은 '전쟁터에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다'라는 것을 보여줬다.

통상 그동안 국감에서는 야당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 여당은 정부의 편에 서서 야당과 공방을 주고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번 21대 기재위 국감에서는 여당이 야당과 합세해 정부를 상대로 합동 공세를 퍼붓는 상황이 벌어졌다.


야당뿐 아니라 '내 편'인 줄 알았던 여당의 질문 공세까지 받아내며 고군분투하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끝내 '백기투항' 의사를 나타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부의 조세정책 분야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앞서 7일에는 정부의 경제·재정정책에 대한 국감이 진행됐다.

전날 13시간 만에 종료됐던 기재위 국감은 이날 역시 오전 10시 시작해 밤 11시를 넘겨 13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기재위는 오는 22~23일 국회에서 기재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후덕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 류성걸 국민의힘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0.9.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여야에 뭇매 맞은 재정준칙…"홍남기, 계속 고집하면 같이 못가"
특히 국감 이틀 전 발표된 '홍남기표 재정준칙'은 여야로부터 맹탕준칙(민주당), 괴물산식(국민의힘) 등으로 불리며 많은 지적을 받았다. 앞서 정부는 2025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통합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한국형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지난 5일 밝힌 바 있다.

재정준칙 도입계획이 발표되자 여당 의원들은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시기에 확장재정을 제한하려 한다"며 "당장 도입추진을 중지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야당은 도입 시기를 두고 "현 정부가 아닌 다음 정권부터 추진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방만 재정'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부총리는 이에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면서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준칙은 필요하다"며 "재정준칙 관련 (국가재정법 개정)입법안을 연말에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급기야 여당에서는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까지 거론하며 흔들기에 나섰다.

여당 중진인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사권의 문제니까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홍 부총리가 계속 준칙을 고집한다면)함께 갈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경질 가능성을 거론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의 재정준칙 적절성에 대한 질의를 들던 중 눈을 감고 있다. 2020.10.0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동학개미 불똥 튈라' 여야, 합동작전…홍남기, 결국 백기
국감 이틀 날에는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주식양도세 강화가 이슈로 떠올랐다. 주식양도세 강화는 2018년 세법개정을 통해 내년 4월부터 양도세 과세대상이 되는 대주주를 세대합산 10억원에서 3억원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로 확대되는 것을 말한다.

개인투자자들은 3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세부담을 피하기 위해 연말 한꺼번에 주식매도에 나설 경우 시장 혼란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대주주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투기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대통령까지 나서 주식투자 독려에 나선 가운데 여당은 여론이 악화되자 과세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세대합산 폐지뿐 아니라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것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과세 형평성을 근거로 얘기하지만 시장에서는 증시에 미치는 혼란을 우려한다"며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지 않고)세대합산을 개인별로 기준을 변경한다고 해서 시중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야당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현대판 연좌제라고 평가되는 세대합산을 제외한 법안을 제출했다"며 "소득세법 157조에 대주주 요건이 누굴 위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정부를 제외하고 여야 합의로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으로 다시 완화하겠다며 이른바 '기재부 패싱론'을 들고 나왔다. 추 의원은 "기재부가 특수관계인 조항(세대합산)을 배제하고 개인투자자(의 주식을 기준으)로 (과세를)한정하겠다고 했지만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기준을 확대하는 것은 예정대로 가겠다고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달리 여당과 야당이 오랜만에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대주주 기준을)10억원을 두고 개인으로 한정하는 조항으로 (법을 제정)할 테니 여야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법으로 국회에서 관철하면 되니까 (정부의)시행령 개정은 상관없다"고 말했다.

과세 기준 3억원을 수정하는 것은 어렵다던 정부도 이틀 내내 여야의 공세가 이어지자 끝내 백기 투항했다.

홍 부총리는 "대주주 요건을 인별 소유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서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며 "여야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고 국회도 논의한다고 했기 때문에 정부도 머리를 맞대겠다"고 사실상 재검토 수용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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