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10일 열병식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평가되는 '화성-15형'의 개량형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그간 개발에 매진해온 신형 전략무기들을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고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미 교착 속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수해라는 변수까지 3중고에 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서는 직접적 도발보다는 저강도 위력 과시로 대내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앞서 7일 국정감사에서 핵실험·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 "전략 무기들로 무력시위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8일 국감에서 "이번에는 저강도 시위 정도 선이 되지 않을까 분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연 어떤 형태의 전략무기가 공개될 지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최대 관심은 미국이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한 ICBM인 '화성-15형'의 개량형이 나올지 여부가 꼽힌다.
북한은 2017년 11월 ICBM급 화성-15형의 최초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2018년 2월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서 이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작년 발간한 '2019 전략다이제스트'에서 화성-15형의 최대 사거리를 8000마일(1만 2800여km)로 추산하며 '미 본토 전 지역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이 화성-15형에 다탄두를 탑재할 기술력을 갖췄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열병식에서 보다 진전된 형태의 ICBM 개량형을 내놓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017년 11월 북한이 화성-15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당시 전문가들은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한 것을 보고 북측이 다탄두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군 당국은 작년 말 평안북도 동창리 시험장에서 이뤄진 엔진 연소 실험이 다탄두형 ICBM 개발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탄두 ICBM은 다중 공격이 가능하고 '디코이'(decoy·가짜 탄두)를 섞어서 여러 발의 핵탄두를 순차적 동시적으로 투하할 경우 상대국에서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 또한 중국·러시아가 다탄두탄도미사일(MIRV) 개발에 성공하자 이를 요격하는 다중목표요격체(MOKV) 개발에 나섰지만 큰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화성-15형이 사용하는 액체연료에 비해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포착이 어려운 고체연료 사용한 ICBM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신형 이동식발사대(TEL) 차량에 실어 전천후 타격 능력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 당시 TEL로 운반한 뒤 지상발사대로 옮겨 발사했다. 만일 TEL에서 직접 ICBM을 발사할 경우 발사 준비시간이 크게 단축돼 기습발사 효과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북측이 화성-15형의 사거리를 확대할 경우, 현재 9축으로 돼 있는 TEL의 길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이날 공개될 TEL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평양 미림비행장에 ICBM을 충분히 탑재할 수 있는 TEL 크기의 차량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실전 배치된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에이테큼스(ATACMS)로 불리는 단거리 미사일, 신형 대구경 조정방사포 등도 새로운 TEL 차량과 함께 공개하고 해당 부대들도 열병식에 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열병식에서 그간 개발에 매진해온 SLBM '북극성 3형'을 공개하고 전력화를 선언할 가능성도 지속 제기된다. 레드라인에 해당하지 않아 미국을 자극하지는 않지만 투발수단 은밀성 때문에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바지선에서 북극성-3형의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했고 최근 기존 고래급(2000t)을 개량한 신형 잠수함 건조를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아직 SLBM을 직접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단계가 남아있어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대내 효과 극대화를 위해 수중발사 성공만으로 전력화 선언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북한은 과거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을 시험발사도 없이 당 창건일 열병식에 공개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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