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 사고가 발생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무료접종)의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6일 전북 전주시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앞에 유료 독감백신을 맞기 위한 시민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유경석 기자
한국백신의 4가 독감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코박스플루)’ 61만5000개가 리콜된다. '백색 입자'가 보이는 등 품질 이상이 발견된 제품을 이 회사가 자진 회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독감백신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한국백신은 인플루엔자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의 61만5000개를 자진 회수했다.
식약처는 지난 6일 경상북도 영덕군 보건소로부터 ‘코박스플루4가PF주(제조번호: PC200701)’ 제품 안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백색 입자 성분 분석 결과 단백질 99.7%, 실리콘 오일 0.3%로 확인됐다.


해당 백색 입자는 항원단백질 응집체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 자문 결과다. 이는 드물지 않게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효과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최원섭 고려대학교 교수는 "수거검사, 제조사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 의견 등을 종합할 때 ‘코박스플루4가PF주’의 효과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적정온도에서 보관… 주사기 문제 가능성

이번 백색 입자 발견 백신은 제조소부터 수거처까지의 콜드체인 분석 결과 모두 적정온도에서 관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백색 입자의 원인으로는 주사기가 대두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제조소로부터 한국백신 영업소까지 운송한 8월31일과 9월3일의 차 온도기록(3.3~6.1도(℃))과 운송받은 날부터 수거일(10월6일)까지의 냉장보관소 온도기록(3~6℃)을 확인한 결과 모두 적정 온도에서 관리됐다.

제조사로부터 도매상을 거쳐 영덕군 보건소로 운송하는 동안의 온도기록(4.0~6.1℃)과 수거일(10월6일)까지의 냉장보관소 온도기록(3~6℃)도 모두 적정 온도에서 관리된 것으로 확인했다. 

제조사는 해당 품목을 6개 제조 단위로 약 90만개를 생산했다. 업체는 백신 원액을 주사기에 충전하는 공정에서 2개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주사기를 사용했다. 6개의 제조단위 중 2개는 A사, 4개는 B사의 주사기를 사용했다. 그동안 품질관리기록을 확인한 결과 미세 입자수가 기준치에는 적합하지만 A사보다는 B사 주사기를 사용한 제품에서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보관 중인 6개 제조단위의 검체를 모두 검사한 결과 B사의 용기를 사용한 1개 제조단위(PC200701)에서 백색 입자가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식약처가 추가 수거검사를 실시한 결과 B사 용기를 사용한 두 개 제조단위(제조번호: PC200701, PC200802)에서 백색 입자를 확인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독감 백신 수거 관련 브리핑에서 "콜드체인이 다 적합으로 지켜졌기 때문에 제조 단계에서 원액과 주사용기에서 관련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저희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체 영향은 적을 것"

전문가들은 백색 입자 발생 원인 및 인체 영향에 대해 "백색 입자는 백신의 구성 성분, 용기(주사기) 제조방법 등의 차이로 흡착·응집의 양상이 다를 수 있고 유통 중의 물리적 영향 등으로 인해서 시간이 경과하면서 입자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9일 3시 기준 '코박스플루4가PF주' 4개 제조단위에 대한 접종자수는 1만7812명(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자 7018명, 일반 유료접종자 1만794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사례는 1건(국소통증)이다.

이 처장은 "전문가들은 백색 입자는 항원단백질 응집체로 보이며 주사부위 통증・염증 등 국소작용 외에 안전성 우려는 낮다는 의견이었다"며 "참고로 백신 중 항원단백질이 응집하여 입자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지 않게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수거검사, 제조사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 의견 등 종합해 ‘코박스플루4가PF주’의 효과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국민안심 차원에서 백색 입자가 확인된 2개 제조단위를 한국백신이 자진회수하기로 했다. 

이 처장은 "국민 안심차원에서 백색 입자가 확인된 2개 제조단위 대해 해당 제조사가 자진회수하기로 했다. 같은 주사기를 사용하였으나 백색 입자가 확인되지는 않은 2개 제조단위도 자진 회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13일부터 재개하는 독감 백신 접종에 대해 질병청과 함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발적 수거로 최대한 백신 접종에 영향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