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이 난다면서 정형외과 소견서를 제출했다. 이건 국회 모독이다.”
“코로나19 검사 후 확진이 아니라면 마땅히 나와야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체면을 구겼다.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되는 과정에서 가맹점주 갈등 문제가 대대적으로 공개된 데다 고열을 불출석 사유로 들면서 정치권의 질타를 받은 것.
서 회장은 당초 지난 8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불공정 거래행위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다. 핵심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인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고 있어서다.
가맹점주는 아모레퍼시픽이 오프라인 영업을 축소하고 온라인 전용 제품을 마련해 가맹점에서 팔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똑같은 아모레퍼시픽 제품이어도 온·오프라인 판매가가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가격 정책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이에 국회 정무위는 서 회장을 소환해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 여부와 가맹점주 생존 대책 등을 물을 방침이었다. 하지만 서 회장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며 이를 회피했다. 업계에선 상생 방안 마련이 차일피일 미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경쟁사인 LG생활건강도 ‘더페이스샵’ 등 로드숍 가맹점주와 유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지난 6월 가맹점 상생 온라인몰을 오픈하면서 문제를 해소했다. 반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수익성이 높은 온라인에만 몰두하는 형국이다. 서 회장도 올해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는 등 온라인 강화를 부추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오늘날 ‘K뷰티 신화’ ‘K뷰티 선봉장’이란 위치에 오른 데는 로드숍 가맹점의 역할이 톡톡했다. 서 회장이 상생 대책 마련을 통해 가맹점주와 다시 손을 맞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