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기존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된 12일 서울의 한 코인노래방 주인이 가게 앞에 붙은 집합금지 명령서를 떼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김근욱 기자,한유주 기자 = 12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 서초구의 한 헬스장. 실내를 환하게 비추는 형광등이 정상영업 중임을 알렸지만 한 편에 있는 GX룸은 불이 꺼져 있어 어두웠다. 헬스장에서 주로 요가나 스피닝(운동용 자전거타기), 줌바를 강의하는 공간인 GX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혀 영업에 제한을 받은 대표적 업종이다.
헬스장 직원 20대 김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내려가긴 했지만 아직 구청에서 GX룸을 이용해도 된다는 공지가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운영하지 않는다"며 "회원을 모집하고 강의시간도 조정해야 해 언제 쯤 진행할 수 있을 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2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졌지만, 실제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GX룸에서 스피닝 강의를 진행했던 또 다른 헬스장 역시 이날 GX룸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스피닝을 오랫동안 하지 않다보니 강사들도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헬스장 매니저 최모씨(30)는 "발표가 금요일에 나왔다면 섭외가 가능했을 텐데 어제(11일) 나서 섭외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2달여만에 GX룸 사용이 가능해졌지만 앞으로 강의를 재개하는 것이 좋을지 그는 확신하지 못했다. 최씨는 "GX룸에서 하는 스피닝이나 줌바댄스 같은 경우에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너무 널리 퍼져서 문의 자체가 없었다"며 "다시 영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손님들이 심리적으로 꺼리기 때문에 많이 모일지 모르겠다"고 착잡해했다.

헬스장 안 GX룸이 아닌, 독립된 공간에서 줌바를 강의하는 스튜디오도 상황을 낙관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 강북지역 한 줌바스튜디오의 강사 A씨는 "지난 주부터 영업을 재개했는데 손님들은 오늘부터 한 분 씩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스튜디오는 20인 이하의 소규모로 운영돼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되기 전부터 구청으로부터 영업이 허용됐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던 동안의 경제적 어려움도 호소했다. 줌바강의가 끊어져 다른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A씨는 "스쿠터가 있어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라이더로 일하고 편의점 배달 알바까지 했다"며 "일이 끊긴 다른 강사들도 저처럼 배달을 했다"고 덧붙였다.

스튜디오 원장은 폐업을 고민했다. A씨는 "스튜디오 수입이 '0'에 가까운데 임대료가 절감되는 것도 아니라서 문을 닫아야 하는지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실제로 다른 스튜디오들은 문을 닫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기는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밖에 안됐는데 인테리어 등 오픈 비용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섣불리 문을 닫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전환 첫날인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야외 운동시설에서 관계자가 운영 재개를 위해 운동기구에 붙어있는 통제선을 철거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실내운동시설이 영업제한 완화에도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면 카페나 음식점 주인들은 방역수칙 측면에서 실제 바뀐 것이 없어 달라진 것도 없다고 말한다. 수도권 카페나 음식점의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이나 출입명부 작성 등 기존 방역 지침이 그대로 유지됐다.
실제로 이날 서울 시내 곳곳의 카페에서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이 2단계 시행 당시와 비슷하게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입구에는 QR코드 확인을 위한 단말기나 연락처 기재를 위한 명부가 놓여 있고 2단계 당시 축소된 좌석도 그대로였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직원 B씨는 "지난 주나 오늘이나 명부작성도 QR코드 등록도 그대로 시행하고 있고 실내 좌석 간격도 계속해서 벌려두고 있다"며 "구청에서도 완화에 대한 별 다른 안내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카페가 회사 밀집지역에 있어 점심시간에만 조금 몰리고 그 시간 외에는 손님이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오후 1시40분, 카페 좌석은 20석 가까이 됐지만 손님은 한 명 뿐이었다. 인근 다른 카페 주인 역시 "출근시간에만 손님이 조금 몰리고 이후에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오늘 출근하고 확인했을 때 지난 주와 바뀐 것이 없는 것 같다"며 "방역 수칙도 유지되는데다 시행 첫날이기 때문에 손님 숫자도 비슷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상황이 나아지는지 확인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그간 영업이 금지됐던 노래방들은 이날 오랜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송파구의 한 코인노래방 역시 출입구에 '드디어 열었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영업을 시작했다. 노래방에는 간간히 손님이 찾아오기도 했다.

오랜만에 영업을 재개했지만 노래방 주인 C씨의 얼굴은 어두웠다. 두 달 동안 영업을 전혀 하지 못하면서 수익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임대료 300만원에 노래 저작권료까지 포함해서 월 500만원이 노래방 운영비용으로 나간다"고 했다. 이어 "두 달 동안 1000만원이 나간 건데 나라에서 지원한 비용은 200만원이었다"며 "그 돈은 다 임대료 지불하는 데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이 오면 노래방 탓이라고 문 닫게 할 것 같다"며 "방역수칙도 지키고 전부 다 지켜도 겁이 난다"고 했다. 주인은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무심코 입장하는 손님의 손소독 여부를 꾸준히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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