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이균진 기자,이준성 기자 =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두고 여야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여권 실세들이 이번 사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당이 이를 '권력형 비리게이트'로 규정하고 총공세를 펼치자 여당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며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공세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이번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인물들 역시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는 등 야당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태년 원내대표가 직접 알아봤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직접 '취재'를 했고 크게 걱정을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면서 "염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정확한 김 원내대표의 워딩"이라고 덧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작심한 듯 야당의 공세를 일축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래도 제1야당이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고 주장하려면 최소한 그에 부합하는 사실이나 근거라도 제시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시중에 카더라 통신을 인용하는 그 수준"이라며 "대통령을 흔들고 정부를 흠집내고 여당을 공격하면 야당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얕은 정치이고 야당의 나쁜 정치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해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고 주장을 했는데 지금 뭐가 나왔길래 게이트라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제1야당의 대표인데 이 정도의 주장을 하려면 상당한 근거를 갖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의혹제기가 아닌가 싶어 아주 실망스럽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한 "국민의힘이 권력형 비리라 주장하는 근거가 있다면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떳떳하게 공개하면 된다"고 날을 세웠다. 검찰을 향해선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 규명을 할 것을 검찰에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관련 의혹에 이름이 거론된 여권 인사들도 일제히 부인하고 나섰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라임자산운용 전주이자 실소유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강 전 수석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보통 이런 뇌물사건이나 금품사건이 나면 준 사람은 있어도 받은 사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지금 이 경우는 준 사람이 없다"며 "(전 광주 MBC 사장이자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이강세씨도 저에게 주지 않았다고 하고, 준 사람은 없는데 받은 사람이 저라는 것이 김봉현씨 주장인데 이건 가짜"라고 했다. 다만 강 수석은 "이강세씨를 청와대에서 만났다"며 만남 자체는 인정했다.
라임 사건에 이름이 거론된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페이스북 통해 "라임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팀이 청와대와 정·관계 인사 20여명이 거론된 옵티머스 내부 대책 문건을 확보했다는 보도에 특별검사 촉구 및 당내 특위를 구성하는 등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지금 검찰에 수사를 맡겨서는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될 수 없다"며 "민주당은 조속히 특검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낙연 대표는 이 사건을 두고 실체가 불분명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실체가 분명한지 불분명한지 밝히는 것은 검찰의 몫이지 이낙연 대표가 미리 단정할 일은 아니다"라며 "여권인사가 줄줄이 개입한 정황이 있고 검찰 수사의 객관성이 의심받고 있다. 여기에 여당 대표까지 가이드라인을 줄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형 비리게이트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는 마당에 여당 대표가 실체가 불분명한 의혹으로 단정, 예단하는 것은 섣부르다"며 "검찰은 한 점 의혹을 안남기고 진실을 밝혀야 할 텐데 지금까지 수사진행상황을 보면 기대 난망"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월 출범한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를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별위원회로 확대 편성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권성동 의원이 맡고,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의원과 정무위원회 간사인 성일종 의원이 추가로 참여한다.
여기에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 남동발전 해외사업 관계자가 지난 3월 13일 서울에서 만나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입수한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 적힌 내용과 일치하면서 국민의힘의 공세에는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남동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 남동발전 해외사업 관계자 등은 지난 3월 13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에서 만나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을 협의했다.
약 2주 뒤인 3월 31일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은 남동발전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사업 추진 적격 판정을 받았다. 남동발전은 지난 9월 태국 현지 발전개발사 우드플러스와 사업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11월에는 사업 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의원은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옵티머스와 남동발전이 해외 발전 사업을 추진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옵티머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의 신빙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날(12일)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내부 문건은 가짜 문서라는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옵티머스 내부 문건은 가짜라는 추 장관의 발언은 장관으로서 더더욱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수사를 독려하고,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장관이 먼저 진짜, 가짜를 언급하고 있다. 가당키나 한 일인지 장관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가세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형 금융사기, 정권이 덮으려 한다면 특검으로 파헤쳐야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한 마디로 정(계)-감(독기관)-사(기꾼), 탐욕의 삼각동맹이 만들어낸 권력형 금융사기"라며 "라임 사태의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인 스타모빌리티 대표는 권력층과 가까운 언론인 출신이다. 기업운영과 거리가 먼 친여 언론인 출신이 대표를 맡은 것부터 속된 말로 무엇을 믿고 이런 일을 벌였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충돌은 국정감사장으로도 이어졌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프로젝트에 수익자로 참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문건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만큼 빨리 대응해서 처리하고 문제를 개선하는데 제한을 많이 받는다"며 "사모펀드라 (금감원의) 상시감시 체계 작동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지난 5월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봤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약간 조작돼 있는 문건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진실성이 낮다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사태에 청와대 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감독업무 수행에 있어 영향을 전혀 안 받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윤 원장은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에 대해 "관련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확인된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