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남과 북이 러시아와 공동 발굴을 추진 중인 이순신 장군 북방 유적에서 러시아 연구진의 조사가 25일 재개된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동 발굴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나 향후 국경 통제 상황에 따라 한러와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시 관계자는 "러시아령 연해주 하산군 옛 녹둔도 지역의 이순신 장군 유적을 조사하기 위해 25일 러시아 학자들이 들어간다"며 "원래 올해부터 본격 발굴작업을 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연구진들이 러시아로 가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북한에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북한 사람도 출국하지 못하지만 공동 발굴 계획은 여전히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녹둔도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발발 전 근무하며 여진족의 침략으로부터 백성들을 지키던 곳이다. 러시아 하산군과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일대에 '녹둔토성'을 비롯한 관련 유물이 남아있을 곳으로 추정된다.
유적 공동발굴은, 녹둔도는 한국과 러시아가, 나선은 북한과 러시아가 조사하는 방식으로 남북은 러시아를 사이에 두고 간접적으로 협력한다. 북한에서도 존경받는 이순신 장군을 남북이 함께 연구하며 교류를 유지하자는 차원으로 대북제재에 저촉될 여지가 적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측과 한반도에서든 밖에서든 직접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해 남북 협력사업은 중단됐다"며 "북한은 러시아와, 러시아는 한국과 공동사업을 하는 사실상의 남북협력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러, 북러가 관련 국제학술회의를 열었고, 북측은 발굴조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올해 6월에는 남북러 유적 발굴 합의서를 체결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면서 사업이 사실상 정지됐었다.
러시아에서 남북이 만나는 동북아 국제친선탁구대회도 연말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현재로선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시와 러시아 연해주정부 주관으로 서울, 평양, 베이징, 도쿄, 모스크바 등 동북아 5개 도시 선수단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여 탁구대회를 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탁구대회는 하노이 노딜 이후 지자체 차원에서 성사시킨 사실상 유일한 남북교류 행사였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국제 스포츠 행사를 여는 것이 쉽지 않다"며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혹시 모르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적 공동발굴과 탁구대회는 서울시가 나서서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남북협력 사업을 위해 2018년 하반기 지방정부 최초로 남북협력추진단을 신설했다. 남북관계의 큰 틀은 정부가 정하지만 세부적인 실행은 수도인 서울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남북협력추진단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서울시의 북한 짝사랑이 거의 스토커 수준'이라는 언급이 나오는 등 서울시의 남북협력 노력을 나쁘게 보는 시선도 있다"며 "우리의 일은 남북관계에 수시로 영향을 받기보다는 함께 해야 하는 일을 만들고 당장 추진되지 않더라도 항상 준비해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8년 평양공동선언에도 적시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 계획에 대해서는 "공동 개최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북측과의 교류를 활성화 하는데도 목표가 있다"며 "올해는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북한이 관련 의사 표명을 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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