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국민의힘이 공수처 추천위원 배정을 공수처 출범 자체를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하려 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추천위원회 위원 추천을 한 것을 두고 여야 간 공수처 공방이 격화될 전망이다. 야당은 '대승적 결단'을 강조했으나 여당에서는 공수처 출범 지연을 위한 '시간 끌기' 전략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27일 국민의힘은 임정혁·이헌 변호사를 공수처장 추천위 위원으로 임명하기 위한 추천서를 제출했다.
임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으로 대검 공안부장 시절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을 맡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대검 공안 2·3과장 등을 거쳤으며 지난 2018년에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 때 최종 후보군에 올랐다.

이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보수 성향의 변호사 단체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공수처법을 만들 때부터 절차상의 위법성이 분명했고 내용상 문제로 헌법재판소에 제소돼있음에도 (여당은) 국회와 국민을 압박하고 있다"며 "국회를 더 이상 정쟁의 장으로 내몰 수 없어 국민의힘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27일 국민의힘은 임정혁(왼쪽부터), 이헌 변호사를 공수처장 추천위 위원으로 임명했다. /사진=뉴스1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야당의 추천위 위원 인사 임명을 두고 의도적으로 후보 추천을 지연하기 위한 인사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이 변호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수처법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하며 공수처 입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인물이다. 공수처에 부정적인 인물을 임명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야당이 '시간끌기' 전략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

지난 26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야당의 두 분 추천위원 배정은 공정한 인물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것으로 그 제도를 혹시라도 공수처 출범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입장에 야당은 즉각 반박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은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선임하라며 온갖 압력을 행사했다"며 "막상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추천하니 '공수처 방해위원', '출범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한다고 아우성"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민주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휴지조각으로 만들려 한다. 야당의 추천을 의도적 지연으로 폄훼하며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할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선다"며 "패스트트랙에 위에 또 패스트트랙을 얹은 '더블 패스트트랙'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출범 시한 100일이 넘었지만 그동안 국민의힘이 위원 추천을 거부하면서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추천위는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이 각각 위원 1명, 여야 교섭단체가 2명씩 추천한 위원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