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지난 25일 오전 11시 엄마와 아빠, 초등생 아들이 조리복을 차려 입고 영상 앞에 섰다. 이들이 까르보나라 떡볶이를 만드는 영상은 네이버 '밴드'를 통해 실시간 공유됐고 같은 시간 마을에 함께 사는 50가정, 170여명도 같은 메뉴를 만들고 있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1가제1동 주민자치회가 진행한 '이웃끼리 밥 한 끼, 비대면 영상 속 100인의 밥상' 프로그램 모습이다.
주민 스스로 지역 문제를 발굴·해결하는 서울시 주민자치회 활동이 해를 거듭할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서울 22개 자치구 136개동에서 주민자치회가 활동 중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라는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성수1가제1동 주민자치회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출연하는 MBC 예능프로그램 '백파더'를 응용해 비대면으로 이웃간 한끼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 소통을 통해 코로나 우울을 극복해보자는 취지다.
주민자치회가 까르보나라 소스, 떡볶이, 양파 등 요리 키트를 사전 신청한 가정에게 제공하고 가족들이 함께 방송을 보면서 까르보나라 떡볶이를 만들었다. 실시간 대화뿐만 아니라 음식을 직접 해먹은 후기도 활발히 공유되는 등 예상보다 더 큰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영실 성수1가제1동 주민자치회장은 "지난 2년간 이웃끼리 모여 밥 한끼 먹으면서 게임도 즐기면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진행이 불가능했다"며 "대신 각자 집에서 제공받은 요리키트를 이용해 직접 만들어 먹고 그 결과를 영상이나 사진으로 공유했다"고 전했다.
성수1가제1동 주민자치회는 지난 8월 '여름방학 어린이 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이 힘들어진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밥 한끼 같이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엄마들의 마음을 담아 일주일간 초·중·고생 320명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이런 형식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취약계층 아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마을에 살고 있는 모든 아이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학동안 혼자 점심을 먹게 될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은 빈부격차에 관계없이 다 똑같다"며 "지난해에는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서울 숲을 돌면서 쓰레기 줍기 등 환경 돌보기 활동을 하면 쿠폰을 제공해 관내 7개 식당에서 소규모로 친구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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