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등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했다. /사진=뉴스1
자동차부품회사 다스(DAS)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79)에게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29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하고 57억8000만원 추징을 명령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13년만에 사법부가 최종 결론을 낸 것이다.

대법원은 다스 자금 등 횡령과 삼성그룹 등 뇌물, 이 전 대통령 정치자금법 위반 각 공소사실 중 일부를 유죄라고 판단했다. 동시에 나머지 혐의인 공소사실 및 직권남용, 일부 다스 법인세 포탈 각 공소사실 등은 무죄로 봤다.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본 것이다.


다스 실소유주 관련 의혹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BBK에 거액을 투자했던 다스의 원래 주인이 당시 대통령 후보이던 이 전 대통령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전 대통령이 이상은씨 명의를 빌려 보유하고 있던 도곡동 땅을 팔아 다스를 설립했고 그 돈의 일부가 이 전 대통령과 김경준씨가 공동 설립한 BBK로 흘러가 주가조작에 이용됐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이 사건을 맡아 수사했으나 검찰은 "도곡동 땅 중 이상은씨의 지분은 제3자의 것”이라면서도 그 '제3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해 12월 '다스는 이명박의 소유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자 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1월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특검팀도 "도곡동 땅의 소유주는 이상은·김재정씨이며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아니다”고 이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의혹을 전면 무혐의 처리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2011년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이 불거지며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제기된 의혹은 이 전 대통령이 아들 이시형씨의 명의로 사저 부지를 매입해 부동산실명제법을 어겼는데 이 과정에서 이상은씨가 빌려준 현금 6억원이 다스 비자금이었다는 내용이다. 

검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전원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이광범 특별검사팀 역시 자금의 출처를 밝히지 못했고 이시형씨도 불기소처분됐다.

이후에도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다스 전무로 승진한 이시형씨가 이상은 회장 아들인 이동형 부사장을 누르고 경영권을 휘두르는 모습이 연이어 포착됐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시민단체가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 및 비자금 의혹·정호영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고발하자 검찰은 관련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검찰은 다스 본사와 서초동 영포빌딩, 이상은 다스 회장 자택 등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조환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결론지었다.

지난 2018년 4월 이 전 대통령은 특가법상 뇌물·조세포탈·국고 등 손실, 특경법상 횡령 등 16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 2심 재판부는 모두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가 맞다고 판단했다. 당시 1심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장기간 230억원을 횡령하고 당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2심 또한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으로 비자금 조성, 다스 법인카드 사용 등 1심에서 인정한 약 247억원을 모두 횡령액으로 인정하며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란 원심판결을 수긍했다. 또 검찰이 추가로 기소한 삼성의 다스 미국소송비 대납 혐의를 일부 인정해 형량이 2년 늘어난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보석이 취소된 이 전 대통령은 다시 재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보석 취소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 결정 때까지 구속집행을 정지한다"며 이 전 대통령을 석방하면서 결정이 나올 때까지 보석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부의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했다.

대법원은 본안선고와 동시에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기각했다. 지난 2월25일 석방된 이 전 대통령은 조만간 재수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