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작된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조정장세를 계기로 불이 붙었다. 개인투자자가 투자 영역을 해외주식까지 늘리면서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늘어난 서학개미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증권사의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서학개미 덕분에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도 ‘껑충’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 10월29일 기준 해외주식 총 매수액은 812억1000만달러(약 92조1733억원)로 역대 최고치다.늘어난 서학개미만큼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주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22개 증권사의 2분기 외화증권수탁 수수료는 총 2224억원이다. 전년 동기 756억원보다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권사별로는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가 613억원으로 가장 많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실적이다. ▲삼성증권 501억원 ▲한국투자증권 232억원 ▲키움증권 223억원 ▲NH투자증권 1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대형증권사 모두 상위권을 차지했다. ▲KB증권 141억원 ▲신한금융투자 113억원 ▲대신증권 86억원 ▲하나금융투자 51억원 순이다. 메리츠증권은 4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10대 증권사 중에서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는 적게 올렸지만 지난해 2분기 5000만원에 비하면 9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서학개미 사로잡는 서비스도 ‘각양각색’
10대 증권사는 서학개미를 모시기 위해 미국 주식 무료 실시간 시세 조회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 정보 제공과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출시 등 개성 있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미래에셋대우는 무료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최초로 ‘나스닥 베이직’(NASDAQ Basic)을 도입해 미국 전 주식 종목의 실시간 호가·주문량·체결가 등 정보를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존 미국 주식 시세는 15분 지연된 정보가 기본 제공되고 증권사별로 매월 최소 1500원~1만원을 지불해야 실시간 시세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삼성증권은 유튜브 콘텐츠를 앞세워 서학개미 모시기에 나섰다. 유튜브 채널 ‘삼성팝’(11월 4일 기준 구독자 6만7900명)에서 ‘글로벌 유망 종목’ ‘해외 ETF 레스토랑’ 등의 콘텐츠를 통해 해외투자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증권의 애널리스트가 직접 출연해 구체적인 업황을 소개해 투자자가 즐겨찾는 채널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AI를 활용한 리서치 서비스 ‘에어’(AIR·AI Research)를 미국 주식으로 확대한 ‘AIR US’를 선보였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영문 기사와 기업 정보를 분석해 한글 보고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키움증권은 오는 12월31일까지 최대 3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해외주식 타사 대체 입고 이벤트인 ‘키움으로 해외주식 옮기기’를 하고 있다. 또 해외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0.1%와 환율우대 최대 95% 이벤트 및 비대면계좌 미국주식 신규고객·3개월 휴면고객에게 거래 지원금 40달러를 주는 ‘40달러드림’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NH투자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해외주식 전용 서비스인 ‘나이트 홈’(NIGHT HOME)을 선보였다. 나이트 홈은 낮과 밤이 다른 해외 주식시장에 개장에 맞춰 매일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자동으로 코스피지수 대신 나스닥지수가 뜨는 등 해외주식 투자 모드로 변경되는 서비스다.
KB증권은 미국 증시 마감 후 시간외거래를 제공한다. MTS인 ‘M-able’(마블)과 HTS(홈트레이딩시스템) ‘H-able’(헤이블)을 통해 모두 시간외거래가 가능하다. 또 해외주식 투자자를 위해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파이낸셜’과 협력해 해외기업 분석 자료를 발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매일 영업일 아침 전일 미국 증시와 오늘의 종목 리포트를 앱 푸쉬로 알려주는 ‘모닝브리핑’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모닝브리핑을 통해 매일 아침 시장 상황과 보유 종목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미국과 일본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있는 해외주식 담보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출 가능 주식은 미국 S&P500과 일본 니케이225에 편입된 종목 중 대신증권이 정한 712개 종목이다. 대출비율은 대상주식 평가금액의 최대 50%이고 대출한도는 10억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 매매 앱을 하나로 통합한 MTS ‘하나원큐 프로’를 선보였다. 해당 앱에서 계좌개설부터 모든 주식과 상품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최일용 하나금융투자 디지털본부장은 “투자자 개개인의 입맛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 위해 멀티채널전략을 적극 활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