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판매 증권사 3차 임시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KB증권 임직원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직무정지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투자자 보호를 외면하고 무분별한 사모펀드 규제 완화라는 정책 실기와 관리 감독 부실로 사태를 키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마땅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 CEO 제재 근건… 내부통제 절차 미흡

금감원은 전날(10일) 밤늦게까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라임펀드 판매한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에 대한 제3차 제재심을 열고 검사 결과 조치안과 대심 결과를 토대로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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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징계 수위가 기존 직무정지에서 문책경고로 한 단계 낮춰졌다. 김성현 KB증권 대표도 기존 '문책경고'에서 '주의적경고'로 낮춰서 결정했다. 김병철 전 신한금투 대표는 '주의적경고'를 권고했다.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등 전직 증권사 CEO들은 사전 통보와 마찬가지로 '직무정지' 결정이 내려졌다. 투자자에게 펀드를 판매하면서 내부통제 절차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부실의 책임이 경영진에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그러나 징계 대상 증권사들은 금감원 제재의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증권사 CEO 30여명은 라임 사태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금융당국이 통보한 CEO 등에 대한 징계가 지나치고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2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사모펀드 문턱 낮춘 금융위, 책임론 번져

하지만 최근 사모펀드 사태가 일어난 것은 금융위의 무리한 규제 완화에서 시작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6월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 낸 성명서에서 "금융당국이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근본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사태를 축소해 시장으로 책임을 떠넘기는데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 사태들은 최근 5년간 금융위원회가 추진했던 ‘묻지마’식 사모펀드 규제완화가 부른 정책실패의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5년 금융위는 사모운용사 설립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최소 자본금 요건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췄다. 또 2014년 12월 국회에서 사모펀드 투자 최소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금융위는 법을 개정한 뒤에도 시행령으로 5억원 기준을 고수하겠다고 주장했지만 2015년 10월 사모펀드 투자 최소금액을 1억원으로 낮췄다. 사모운용사 설립이 쉬워지면서 자격이 부족한 운용사들의 업계 진출할 수 있게 됐고 투자자 문턱이 낮아져 금융시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투자자들도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사모펀드에 대한 감독 권한도 축소됐다. 당시만 해도 사모펀드는 금감원에 3개월(분기)마다 ▲운용전략 및 투자대상 자산의 종류 ▲투자위험 관리 관련 사항 ▲채무보증 또는 담보제공 현황 ▲금전차입 및 파생상품 매매 현황을 보고해야 했지만 2015년 이후 보고 주기가 ‘6개월’로 줄고 보고 항목도 2가지가 빠졌다. 사모펀드들은 ▲운용전략 및 투자대상 자산의 종류 ▲투자위험 관리 관련 사항을 금감원에 보고할 필요가 사라졌다.

지난 7월 열린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로 본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위는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모두 갖고 있어서 견제장치가 없고 금감원은 금융위의 지도 및 감독을 받게 돼 있어 두 기관 사이 협조가 이뤄질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금융감독 기능은 독립된 금융감독기구로 이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