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의 발걸음이 바쁘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뛰어들며 대형 인수합병(M&A)을 직접 챙기고 있다.
두산밥캣의 최대 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시장에서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는 매물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유력 인수 후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국내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에 이은 2위 사업자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연 매출 8조원 대의 글로벌 건설기계 빅5 기업으로 단숨에 뛰어오른다.
연내 종결을 자신했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M&A는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럽연합(EU)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 앞으로 EU를 포함해 4개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 양사가 합쳐지면 세계 수주 점유율 20%가 넘는 초대형 조선업체가 탄생한다.
다만 EU는 생산능력의 축소를 전제로 하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가장 많이 내리기도 해 완전한 승인을 받는 것이 권 회장의 과제다. 한국조선해양의 성공을 마지막 소임이라고 말할 정도니 그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만약 권 회장이 두 회사를 모두 품는다면 현대중공업지주는 공정자산 6위 포스코(80조3400억원)에 이어 한화그룹(71조6860억원)을 넘는 7위 기업으로 올라선다.
업계에선 이 같은 연이은 빅딜 추진이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 체제 아래에서 보기 힘든 행보라고 평가했다. 두 건의 M&A는 단순한 공룡 장치산업 탄생을 넘어 현대중공업그룹이 맞이할 정기선 시대의 발판을 다지기 위함이란 업계의 분석이다. 권 부회장은 정 부사장의 아버지인 정몽준 현대로보틱스 최대 주주의 최측근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 회사를 인수할 경우 막대한 차입금 부담이 발생하는 사안인 만큼 권 회장이 경영지원실장을 맡은 정 부사장과 논의를 거쳐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