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참석해 '경제민주화를 향한 10년간의 여정'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며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2020.11.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본인의 '평생과제'로 꼽은 경제민주화의 수단으로 공정경제3법(경제3법)을 언급하며 "긍정적인 효과가 절대적으로 많지, 부정적인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3법의 구체적 내용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업 이사회에서 감사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안에 대해서는 "분리하지 않으려면 법을 개정할 필요도 없다"라고 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별 차이가 없다. 지난 10년간 경제민주화를 얘기했는데 아직도 반응이 미미하다"라며 정권을 막론하고 경제민주화를 실질적으로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초청으로 열린 '경제민주화를 위한 10년간의 여정' 강연을 통해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오랜 지론을 1시간동안 쏟아냈다.

이날 강연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3법이 경제민주화를 통해 더 나은 경제발전을 이룩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전경련, 1987년 개헌 당시 로비…재계 힘 막강해 경제민주화 불가피"


그는 사회가 발전하다 보면 경제권력이 정치권력을 압도하는 시점이 올 수밖에 없고, 시장경제를 수정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독과점이 발생한다며 경제민주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시장경제가 원래 모형 그대로 발전한 나라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시장경제에 어느 정도 수정을 가하고 여러 가지 제약을 가한 나라만이 오늘날 선진국을 이루고 발전한 나라"라고 경제민주화를 통한 시장경제 보완의 중요성을 말했다.

그는 1987년 개헌에서 경제민주화 조항을 헌법 제119조 2항에 신설할 때 당시 전경련의 저항에 부딪혔던 점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전경련 회장이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전경련에서 개헌과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경제단체가 개헌을 한다는데 세미나를 시도하는 모습을 본 예가 없다"라고 했다.

지난 2012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종인 비대위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스1 © News1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와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당시 자신이 관여했던 경제민주화 정책이 좌절된 것에 대해서도 "그만큼 재계의 영향력이 정치권에 막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재계가 여러 경제관계법을 헌법재판소에 제소를 해서 무효화시키려고 시도했지만 헌법 제119조 2항이라는 경제민주화 조항 덕분에 소송이 성립되지 않아서 헌재가 상당히 편한 상황"이라고 했다.

경제민주화가 제데로 이뤄지지 않은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극단적인 사회 양극화가 초래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1979년 영국 마거릿 대처 수상 등장과 1980년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등장하며 작은 정부, 감세, 민영화가 주축을 이뤘다"라며 "결국 가서는 미국이 완전히 양극화 사회가 됐고 영국 경제는 브렉시트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

◇경제3법 역설 "전속고발권 폐지·감사위원 분리선출·다중대표소송제 필요"

김 위원장은 강연 중반부부터 경제3법을 역설하기 시작했다.

그는 "경제3법은 기업을 경쟁력 있고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사회에서 국제적 경쟁을 하는 마당에 기업이 보다 경쟁력을 갖고 탄탄하게 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경제3법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경제3법 중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공정거래법은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대기업의 독과점 횡포를 제어하려고 만든 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행위 당사자·공정위·로펌 3주체가 자기들끼리 결론을 내고 끝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포함된 '전속고발권 폐지'에 관해 "과거 내가 경제수석일 때 보면 공정위가 불공정 판단을 내리고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더라"라며 "공정위의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서라도 불공정거래를 제대로 심판하려면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라고 했다.

공정위가 '어차피 검찰이 기소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에, 공정위가 아니라도 불공정행위를 검찰에 고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참석해 '경제민주화를 향한 10년간의 여정'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 2020.11.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특히 상법 일부개정안에서 감사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감사위원을 분리하지 않으려면 법을 개정할 필요도 없다"라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중요한 건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때 (발의된) 상법 개정안은 소액주주를 사외이사에 넣을 수 있게 한 건데 이것도 빠졌고, 굉장히 완화됐다"라고 지적했다.

상법 개정안 중 다중대표소송제에 관해서도 "BMW 화재 때도 우리는 집단소송제 같은 제도가 없으니 소비자가 보호를 못 받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나 경제3법 추진이 '재벌개혁'이나 '재벌해체'와 직결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마치 재벌이 없으면 나라가 존재하지 못하는 것으로 착각한다"며 "기업의 조직문화와 지배구조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만드느냐가 경제민주화인데 이게 무슨 재벌개혁이나 재벌해체인가. 경제민주화의 뜻이 뭔지를 냉정하게 인식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3법으로 위축된다'는 좋은 핑곗거리가 생겼다"라며 "재계의 큰 힘을 가진 사람들은 그 법이 있든 아니든 관심이 없고, 없는 게 있는 것보다 나으니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차이 없어…경제민주화 반드시 수용해야"

김 위원장은 결국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정치권이 제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그는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별 차이가 없다"라며 "특히 기업과 관련된 법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거의 대동소이한 모양"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여당이 못하는 걸 야당이 비난했으면, 야당이 여당이 됐을 때에는 실행해야 하는데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그러니 나라가 발전을 하지 못한다"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2012년 대선 때 경제민주화를 제시해서 이기고 총선도 이겼다"라며 "하지만 그걸 시행하지 않으니 결국 무너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 정부도 지난 대선 때 이 문제를 꼭 해결한다고, 포용적 성장을 한다고 했는데 아무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우리는 위기상황"이라며 "종전의 관습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변할 수 없는데, 정치권만 변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조화를 이루고 모든 경제주체가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경제민주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라며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의 힘'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을 맺었다.

지난 2016년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문재인 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김 선대위원장은 "지금이야말로 야당을 재정비하고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고 말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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