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야가 정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두고 합의에 도달했다. 무려 6년 만에 '지각 처리' 없이 깔끔하게 예산안 통과를 앞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지난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도 예산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서 여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계층에 대한 재난지원금 소요 등을 반영해 7조5000억원을 증액하고 5조3000억원을 감액해 총 2조2000억원을 순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액되는 부분은 3차 재난지원금 예산(3조원)과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 예산(9000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밖에 서민 주거안정 대책과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보육·돌봄 확충 등 취약계층 지원에도 더 많은 예산 투입이 결정됐다.

여야는 대규모 증액이 결정됨에 따라 기존 사업 예산 중 5조3000억원을 감액하고 부족한 재원은 2조2000억원 수준의 국채발행으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헌법 제54조에 따르면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1987년 개헌 이후 33년 동안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법정 기한 내 국회에서 처리된 경우는 단 7번에 불과했다.


특히 2002년 이후에는 예산안 통과가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사태가 11년 동안 이어졌다. 18대 국회에서는 직권상정과 단독 처리가 계속됐고 2010년에는 4대강 사업 예산을 놓고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19대 국회인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다음해 1월1일에 처리되기도 했다.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에도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됐다. 국회는 법정시한을 규정한 헌법이 사문화됐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지난 2014년부터 정부 예산안을 12월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는 내용의 국회선진화법을 마련했다.

하지만 첫 적용연도인 2014년 12월2일 예산안이 가결된 것을 제외하면 2015년부터 5년 동안 예산안 처리 시점은 매년 늦어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 본회의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반대 속에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가칭))'가 만든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소위를 찾아 추경호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때문에 여야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례적 시국인 점 등을 감안해 법정시한 내 예산안 합의를 도출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목소리로 밝혔다.
예결특위 여당 간사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선진화법 통과 이후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을 못지켰는데 (이번에는) 지키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국가적 어려움과 힘든 상황을 감안한 여야의 마음이 하나로 빚어낸 결과"라고 전했다.

야당 간사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도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것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건강·안전을 지키기 위한 백신 접종 예산은 야당 제안에 여당이 전향적으로 뜻을 함께해줘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화답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2일 오전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와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