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유새슬 기자 = 55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국회가 법정 기한에 맞춰 예산안을 처리한 건 6년 만이다.
3차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예산 추가 반영이라는 여야 공감대 속에서 여당과 정부는 한국판 뉴딜 등 기존 예산 감액을, 야당은 본예산 순증에 동의하면서 접점을 찾았다는 평가다. 거여(巨與) 구도의 정치 지형도 여야의 예산안 합의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8시 본회의를 열고 정부안(555조8000억원) 대비 2조2000억원 순증된 55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예산안이 순증된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예산안에는 3조원 수준의 3차 재난지원금과 9000억원의 코로나19 백신 예산이 추가로 반영되다 보니 감액보다 증액 소요가 더 커졌다. 여야가 예산안 협상에 난항을 겪은 것도 증액 소요를 반영하기 위한 재원 조달 방안에 이견이 있어서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제시한 감액 규모(2조6000억~2조7000억원)로는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 백신 예산 반영이 어려워 처음부터 추가 국채 발행을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한국판 뉴딜 등 사업 예산을 대폭 감액해 재원을 마련하자고 맞섰다.

본예산 순증 여부를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렸지만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서로가 한발 양보하면서 협상이 타결됐다.


정부·여당은 한국판 뉴딜 일부 감액을 포함해 총 5조8876억원을 줄이는 안을 제시했고 야당은 국채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여당의 주장을 수용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예산안 법정 시한 내 처리를, 국민의힘은 재난지원금·백신 예산 반영이라는 실리를 얻었다.

이 같은 극적 합의의 뒷배경으로는 '여대야소'의 의석수가 꼽힌다. 여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야당도 실리를 얻기 위해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간사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예산안 합의 이유에 대해 "우리는 국채발행을 끝까지 반대했지만 (민주당에 비해) 힘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작년처럼 '합의 없다'고 하면 여당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처리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것(야당 증액 요구 사업)마저도 안 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예산안이 처리됨에 따라 국회는 선진화법이 적용된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에 법정 기한을 지키게 됐다. 1987년 개헌 이후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법정 기한 내에 국회에서 처리된 것은 이번이 8번째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헌법 시한 내 처리하는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라며 "예산안까지 모두 여야 합의로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처리하는 건 자동부의 제도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21대 국회가 헌법, 국회법이 정한 의무를 준수함으로써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에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된 걸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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