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샤이닝니키 사태’가 발생한 지 어느덧 한달이 지났다. 하지만 기자가 포함된 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아직 223명의 피해자(12월7일기준)가 환불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기약 없는 기다림 중이다.
피해금액도 천차만별이다. 소액결제자도 있지만 수차례에 걸쳐 누적 수백만원을 결제한 이들의 경우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커지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중국 게임사인 ‘페이퍼게임즈’는 11월5일 돌연 한국에서 운영 중인 자사 모바일 게임 ‘샤이닝니키’를 서비스 일주일 만에 중단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모바일 게임 표준약관에 따르면 게임사는 서비스를 종료할 시 유저에게 해당 사실을 30일 전 공지해야 한다. 하지만 페이퍼게임즈는 이 같은 약관을 무시하고 5일 자정 “한국 국민이 자국을 모욕했다”며 서비스 중단을 선언하고 그야말로 ‘야반도주’했다. 이 사태는 기자를 포함한 많은 게임 유저에게 충격을 안겼는데 그도 그럴 것이 페이퍼게임즈의 경우 ‘러브앤프로듀서’ 등 다른 게임으로도 국내 유저와 오랜 시간 함께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측이 전액 환불을 약속했지만 결국 피해는 오롯이 한국 국민의 몫이다. 유저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피해사례를 수집하고 보상방법을 각자 모색해야 했다. 이뿐 아니다. 샤이닝니키 한국 서비스 팀은 직장을 잃었으며 최근 대행사인 페이퍼게임즈 코리아 역시 공유오피스 퇴실 날짜를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샤이닝니키 건은 상황이 괜찮은 편이다. 중국 게임사가 유저에 서비스를 종료한 후 환불하지 않고 ‘먹튀’ 한 사례도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중국 ‘투조이게임’은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모바일 게임 ‘던전앤어비스’의 서비스 종료를 알리며 환불 대신 협력업체 게임인 ‘프린세스 서머너’로 이전 신청할 경우 소정의 보상을 한다고 밝혔다.
또 이미 저질 게임 광고로 악명 높은 ‘37게임즈’는 ‘전격문고: 크로싱 보이드’의 서비스 종료를 공지하며 유료 재화를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또 다른 게임 ‘왕비의 맛’으로 환전해주겠다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샤이닝니키 사태는 이미 ‘던전앤어비스’와 ‘전격문고’에서 예고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태가 중국 게임사를 제재할 국내법 부재에 있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무엇보다도 유관 기관과 정부 간 논의를 통해 합의하고 유저를 보호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보에 가장 가까이 있는 기자마저 중국 게임사는 어떤 처벌을 받고 피해자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관련 자문을 구하는 데 꽤나 애를 먹었다. 유관 기관이 서로 담당자가 아니라며 넘겼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유저는 보상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어려움을 감당해야 할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게임사가 입힌 피해를 왜 유저가 감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최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를 발의했다. 국내에 영업장이 없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업자를 대상으로 국내 대리인을 의무적으로 두게 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실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국내에 지사를 두지 않은 해외게임사 신고가 들어간 경우엔 본사에 이메일로 연락할 수 있을 뿐인 데다 이들이 답하지 않을 시 어떤 제재도 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게임사 규제법 마련까지는 아직 먼 이야기다. 다만 게임이 더는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이상 피해자를 막기 위한 법 마련을 위해 한 발자국 나아가야 할 때다. 정부와 관련 단체에서 목소리를 내고 법안을 정비한다면 안하무인격인 중국도 변화할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큰 중국 게임 수출 시장이다. 정부와 유관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