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위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 상정된 뒤 민주당 간사인 김병욱(왼쪽부터) 의원, 윤관석 위원장,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2020.1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이우연 기자 = 사회적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참사특별법) 개정안과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가운데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두고 국회 정무위가 파행 위기다.
여당 정무위 간사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오후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기존에 상정됐던 안건 처리가 끝나자 "사참법과 금융그룹통합감독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총 22건의 안건을 추가 상정해 달라"고 위원장에 요청했다.

윤관석 정무위원장은 "국회법 71조에 따라 김병욱 의원의 의사일정 변경 동의 의제로 성립, 1명이라도 찬성하면 국회법에 따라 의사일정 변경 동의가 성립한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야당이 여당의 일방적 의사진행이라며 강하게 반발, 정무위는 2시간 가까이 정회 중이다. 여야 간사 협의가 길어지며 오후 8시 속개하기로 했다.


정무위는 법사위에 이어 일촉즉발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하며 항의했고, 이어 국민의당도 민주당의 직권남용이라고 거세게 비판하는 등 여야가 법안 표결을 앞두고 거칠게 대치했다.

지난달 2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참법 개정안은 Δ12월 10일 종료 예정인 사참위의 활동기간 연장 Δ사참위 조사권한 강화 및 규모 확대 Δ조사 기간 동안 세월호 관련 범죄의 공소시효 정지 등이 골자다. 유가족들은 지난 2017년 11월 사참법 국회 통과를 외치며 국회 농성을 한 지 약 3년 만인 지난 4일 사참법 개정안의 원안 통과를 촉구하며 농성에 재돌입했다. 이낙연 대표가 전날 유가족들을 만나 정기국회 내 법안 통과를 약속한 바 있다.

민주당은 사참법 개정안을 일부 수정해 의결, 9일 본회의에서도 차질없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세월호·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조사하는 사참위 활동 6개월 연장에만 동의하고 증원 등 다른 내용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경제3법 가운데 하나인 금융그룹감독법에 관한 공청회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정무위 법안1소위에서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을 두고 공청회를 열었는데, 이를두고 야당은 임대차3법 때 상황을 되풀이하려 한다면서 "공청회는 원천 무효"라고 항의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소위가 열리고 있는 정무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3법 중 정무위 소관 법안인 금융그룹감독법과 공정거래법은 대한민국 경제에 주는 충격이 워낙에 커서 시간을 주고 전투하듯이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며 입법 속도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성 의원은 "젊은층에게 절망을 안겨줬던 임대차3법처럼, 이 법이 통과되면 대한민국 경제에 주는 충격이 너무 클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서로 합의점을 찾자고 이야기해왔는데, 오늘 여당에서 여야 간사 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청회를 열겠다고 통보받았다"고 비판했다.

금융그룹감독법은 새로 법안을 제정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절차상 관련 분야 공청회가 필요하지만, 민주당이 이 절차를 단독으로 진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법안 제정을 위해 열어야 하는 공청회를 공지도 없이 여당 단독으로 개최한 후 '공청회 같은 간담회'라고 우긴다고도 격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 회의실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합의없는 법안처리 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전체회의에서도 여당의 일방적 법안 상정을 두고 여야가 대치했다. 야당은 여야 협의 없이 여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전체회의에 올려 표결에 부치려 했다면서 "여당의 직권남용"이라며 비판 수위를 올렸다.
성 의원은 "여야 합의 없이 이렇게 여당 지도부 지침에 의해 상임위가 파행으로 가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참법 개정안을 포함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에 대해 안건조정위에 상정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윤 위원장의 '직권남용'이라고 항의했다. 권 의원은 "국회의원의 법안 심의권을 부당하게 침탈한 직권남용"이라며 "법안소위에 상정조차 하지 않고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의 지금 모든 행위는 헌법재판소로 가져가야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회의 입법권을 헌법재판소에 상납하는 꼴"이라고 격분했다.

민주당은 국회법 77조를 준용해 상임위 의사일정 변경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회법 77조는 '의원 20명 이상의 연서에 의한 동의(動議)로 본회의 의결이 있거나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의장은 회기 전체 의사일정의 일부를 변경하거나 당일 의사일정의 안건 추가 및 순서 변경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원의 동의에는 이유서를 첨부하여야 하며, 그 '동의'에 대해서는 토론을 하지 아니하고 표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조항을 상임위 운영에도 준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회법 제71조(준용규정)가 '위원회에서의 동의(動議)는 특별히 다수의 찬성자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동의자 외 1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제가 될 수 있으며 표결은 거수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부분에 따른 해석이다. 이에따라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것이 민주당 주장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법 77조를 준용한다는데 이유서도 첨부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국회 절차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자괴감이 든다"며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순간 민주당 여러분들에게 모든 책임이 돌아갈 것임을 다시한번 강조한다"고 경고했다.

의사일정 진행을 두고 여야가 고성을 지르며 대치하자, 정회한 후 여야 간사가 의사일정 변경 추가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무위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위를 충실히 하자는 국회법 절차를 다 무시하고 법안을 상임위 단계에서부터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건데 국민들이 이런 짓을 하라고 민주당에 의석을 준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국민들이 저지하는 방법 뿐"이라며 "우리는 국회법이 허용하는 최선의 수단으로 불법을 바로잡겠다"고 투쟁을 예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기간이 정해진 특위를 연장하는 것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야 하고, 일반적으로 늘리면 사회적 비용을 국가 혈세로 충당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니 사회적참사에 대한 진상조사와 예산, 시기 등은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한다. 특정 의원 한두명 요구에 당 전체가 끌려가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규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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