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7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지난 7일부터 국회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 강행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 강행 시 장외투쟁과 국회 의사일정 전면거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저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민주당의 공수처법 강행처리가 예상되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당 소속 의원들이 진을 치고 항의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 문제와 관련해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여야 원내대표간 약속은 민주당이 야당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법안심사 소위원회와 전체회의 일정을 잡으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오후까지 이어진 국민의힘의 항의는 공수처법 개정안 안건조정위원회 신청으로 이날 개정되는 것은 막았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공수처법과 상법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일정을 오늘(8일)로 하고 각 안건조정위원회 심사 시간을 30분으로 정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윤 위원장은 여야 동수로 구성하는 안건조정위에 비교섭단체(야당) 몫으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을 배치해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8일 오전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저녁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국회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정무위원회·기재위원회·교육위원회·과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조를 편성해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7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철야농성을 벌이는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합법적인 수단으로 (공수처법 개정을) 막지 못하면 의사일정 전면 거부와 장외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독재와 불법이 이미 넘어선 만큼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민주당에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지 않고서 어찌 이렇게 거짓을 되풀이하고 국민을 우롱·기만하는가”라고 성토하며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필리버스터를 통해 야당이 취할 모든 제도적 저항과 조치를 취하고 국민의 응원과 협조를 바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장외투쟁 방법에 대해 “오는 10일 정당범시민단체연석회의가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 분노를 드러낼지 논의하는 모임에 초청받았다”며 “그곳에 가서 같이 행동에 옮기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같은당 김도읍 의원도 의총 후 법사위원회 입장문 발표를 통해 “윤 위원장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야당의 요구를 깡그리 무시한 채 단 30분만에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도를 서슴지 않고 드러낸 것”이라며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선택지는 민주당의 의회독재에 들러리를 설 것인지 아니면 들러리를 서지 않을 것인지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며 “(민주당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진행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필리버스터가 실질적인 법안 개정 저지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해 공수처법 등 패스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당시 민주당이 이른바 4+1 협의체를 구성해 수적 우위를 앞세워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실시 중 회기가 종료될 경우 해당 토론 역시 종결된 것으로 보고 이 안건은 다음 회기의 첫 본회의 개최 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미 본회의 다음날인 오는 10일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