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이른바 '15개 미래입법과제'는 여당의 독주 속에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 여야간 대립이 있던 법안을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거대 여당이 단독으로 의결하면서 '입법 독주'라는 평가를 받는 점은 부담이다.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등 여론과 내년 재보선 선거에 대한 책임도 현 지도부의 몫이 됐다.
민주당은 전날(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여당 단독 의결로 통과시켰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맞붙었던 쟁점 법안 가운데 하나다.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6명 이상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해 야당측 추천위원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특히 공수처법 개정안의 법사위 의결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대체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여권의 '기립 표결'로 의결되면서 야당의 반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 외에도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 국가수사본부·자치경찰제 도입이 골자인 경찰청법 개정안, 5·18 역사왜곡처벌법 등도 순차적으로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의 최종 처리는 9일 본회의 의결이 남아 있지만 여당이 174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본회의 문턱을 넘는 것은 사실상 시간 문제로 보인다.
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대비해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며 맞불까지 놨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 대표가 입법과제를 직접 제시한 만큼 여당의 이번 정기국회 내 주요법안 처리 여부는 이 대표의 대권행보와도 사실상 연계된다.
특히 2022년 대선 전 가장 큰 이벤트인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에 대한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여권 지지자 등 지지 기반 확장과 입법 독주에 따른 여론 악화 등의 후폭풍도 고스란히 이 대표 등 현재 여당 지도부의 책임이 된 셈이다.
이 대표가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책임지고 권력기관 개혁을 입법화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도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사실상 힘을 실어줬다. 문 대통령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권력기관의 제도적 개혁을 완성할 기회를 맞이했다"며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강행을 시사하면서 여당의 입법 독주에 발판을 마련해줬다.
물론 이 대표가 제시한 모든 법안이 정기국회에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제주 4·3 특별법'은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4·3 사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금액과 지급 계획을 내놓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제정법인 '중대 재해 기업 처벌법'은 지난 2일 법사위에서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법안소위에 계류되면서 정기국회 회기 내에 본회의 처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본회의가 남아 있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에 대해 단정할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 국회법 절차에 따라 입법을 완성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며 "법안 처리만으로 끝이 아니라 후속 법령 개정도 순차적으로 이뤄지도록 정부와 발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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