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규탄 성명서을 낭독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9일 국민의힘은 여당의 쟁점 법안 일방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 투쟁에 나선다.
전날(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을 각 상임위에서 속전속결로 의결한 민주당은 이 법안들을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03석의 국민의힘은 현실적으로 이를 막아낼 수는 없지만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민주당에 저항할 수 있을 만큼 저항하겠다는 계획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8일) 오후 국회에서 대국민 성명을 통해 "우리국민의힘은 수적 열세로 폭주기관차와 같은 거대 여당의 막무내가식 국정 운영에 결코 브레이크를 걸수 없다. 거대 여당의 힘과 위력 앞에 무기력한 제1야당에 답답해하실 것"이라면서도 "일방적 다수의 행보는 반드시 국민 심판이 따른다는 정치사의 교훈을 믿고 더 힘내겠다"고 말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찬성하는 내용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모습. 2019.12.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먼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가 열리면 국민의힘 의원 10여명은 공수처법과 상법, 5·18 특별법을 비롯해 20개 안팎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다.
앞서 필리버스터를 소수 쟁점 법안에 집중해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여당이 일방 처리하려고 하는 상임위별 대표 법안에 대한 문제점을 각 상임위 대표 의원들이 조목조목 따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것으로 여당의 본회의 표결 처리를 막을 수는 없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100명 이상이 토론 종결 요구서를 국회의장에 제출하면 24시간 뒤 표결에 붙여 180명 이상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 의석수는 174석, 열린민주당은 3석이고, 정의당(6석)과 일부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을 포함하면 필리버스터 무력화도 시간문제다.

앞서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10일 개의하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10일 곧바로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필리버스터의 목적을 '입법 철회'가 아니라 '여론전'으로 설정하면 결과에 대한 전망은 달라질 수 있다. 가능한 한 최대치의 저항을 통해 여론에 호소하고 민주당 '입법 독재' 프레임을 강화하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정부·여당의 지지율을 한층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당장 법안 통과를 저지시킬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그러나 민주당의 폭거를 역사에 새기고 국민들에게 우리가 이렇게까지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납득시키는 것이 최소한의 임무이자 사명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2020.12.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지난 7일 시작한 철야농성은 이날도 이어진다. 국민의힘은 상임위별로 순서를 짜 4시간씩 번걸아가며 국회 본회의장 앞인 로텐더홀을 24시간동안 지키고 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공수처법 개정안처럼 여론의 이목이 쏠리는 법안 외에도 다수 상임위에서 야당과의 합의는 배제한 채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로텐더홀 시위는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밤까지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의 '원내 버전'으로, 당 일각에서는 임시국회 기간 내내 이어가자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임대차3법을 표결 처리했을 당시의 '무력한 야당' 기억이 되풀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오히려 그 때보다 당내 투쟁력은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원내대표간 회동 합의사항을 파기하는 등 갖은 꼼수를 쓰면서 노골적으로 '독재'를 실현하니까 우리는 오히려 국민 여론을 등에 업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번 정기국회는 역사에 남아 두고두고 민주당을 괴롭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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