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안건조정위원회는 지난 8일 저녁 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퇴장한 가운데 약 5분만에 의결됐다.
금융그룹감독법은 증권·보험·카드 등 금융사를 2개 이상 운영하면서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인 대기업을 규제하는 내용이다. 삼성·현대차·한화·미래에셋·교보·DB 등 6개 그룹이 대상이다.
현행 개별 금융회사별로 이뤄지는 금융업권별 감독만으로는 산업 리스크와 금융 리스크간 전이를 감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고민에 비롯했다. 예컨대 삼성그룹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삼성생명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어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7월 금융그룹감독에 관한 모범규준을 제정해 금융그룹감독 제도를 시범운영해 왔다.
구제통화기금(IMF)도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FSAP)을 통해 금융지주와의 규제 비대칭성 해소를 위해 비금융지주 금융그룹 감독의 법적 근거 마련과 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금융그룹감독제도는 국제적 감독규범으로 미국‧유럽‧호주‧일본 등이 이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금융당국은 해당 금융그룹의 대표금융회사에 금융그룹 수준의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할 것을 명할 수 있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융그룹 명칭의 사용중지 및 경영건전성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 등을 할 수 있다.
제정안에는 금융그룹의 건전성 관리 방안도 담겼다. 실제 손실 흡수능력(적격 자본)이 최소 자본기준(필요 자본) 이상 유지하도록 그룹 자본 비율을 관리해야 한다.
금융그룹 내 금융사의 일정 금액 이상 내부 거래(신용 공여·주식 취득)는 금융사 이사회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됐다. 이와 함께 금융그룹은 금융·비금융 계열사의 재무·경영위험에 따른 위험(동반 부실위험)을 적절히 평가하고 관리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보험·증권 등 업권별로 건전성 규제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옥상옥 규제'라고 지적한다. 또 유럽연합(EU)·호주 등은 금융사 간 중복 자본을 차감하는 수준이지만 한국은 추상적인 '그룹 위험'까지 반영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비상상황에서 통합감독법 뿐만 아니라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과잉규제 법안으로 인한 금융산업 옥죄기가 과도하다"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