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코로나19가 덮친 지구촌의 유일한 희망은 '백신'이다. 현재 각국은 백신을 먼저 보급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하자 글로벌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에 최소 12~18개월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제약회사들은 임상 단계를 동시 진행하며 속도를 냈다.
이 중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는 최근 영국 보건당국으로부터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고 미 식품의약국(FDA)도 곧 허가할 전망이다. 지난 1월20일 미국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약 11개월 만에 백신 개발이 끝난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은 210개가 넘는다. 선두주자는 서방 제약회사들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은 자사 백신이 95% 내외 면역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70~90%다. 각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하며 크리스마스 전에 백신이 보급될 전망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자국 백신으로 대규모 접종을 시작했다. 중국은 '긴급 사용 프로그램'으로 현재 3상을 진행 중인 백신 4종을 약 100만명에게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의 효과가 95%라며 내년 1월쯤 외국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사회는 이들이 밝힌 임상시험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백신은 선진국들이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업체 백신을 입도선매함에 따라 예산이 부족한 개발도상국 등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백신에 대해 사뭇 다른 접근방식을 택했다. 최근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백신 외교엔 비축과 공유라는 두 가지 길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를 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백신 개발에 성공한 화이자와 모더나에 기대하며 미국 내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전 인구의 백신 균등 공급 목표로 추진되는 다국가 연합체) 가입을 거절했고, 다른 국가들과 백신 물량 공유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공유라는 후자를 택했다. 중국은 백신 확보가 시급한 다른 나라에 백신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넓히고 있다. 경제력이 부족한 나라에는 대출을 지원하거나 우선 공급권을 제안하는 적극적 전략으로 상대국에 '불가피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다.
결국 승부는 백신의 효능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효과적인 백신을 공급한 나라가 코로나 이후 시대에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은 백신으로 또 다른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