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열린 국회 본회의의 문턱을 넘었다. 지난 1월 공수처법 제정안이 통과된지 11개월만이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공수처 출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공수처법 개정안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 핵심 골자다. 지난달 공수처장 최종후보 2인 압축을 위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를 세차례나 열었지만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반대표만 던지는 일명 '발목잡기' 전략을 시도하면서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287명 가운데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개정안에 맞서 공수처법 개정안 '수정안'을 올렸다.

법사위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자 거대여당은 파시즘이란 우려가 나올 정도로 독선과 독주를 몰아치는 형국"이라며 "공수처는 문재인 정권을 수호하기 위한 사찰기구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안설명 후 곧바로 표결에 부쳤고 수정안은 재석 288인 중 찬성 100명, 반대 187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이후 민주당이 제시한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바로 가결됐다, 개정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 "민주주의는 죽었다" "독재정당 민주당"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의 의결 정족수를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에서 '재적 위원(7명)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변경한 점이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해도 공수처장 최종후보 2인을 선출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개정안에 의결 정족수 변경을 법 시행 전 구성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에도 적용되도록 하는 부칙을 포함시켜 신속하게 공수처장 임명을 가능하도록 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을 들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위원 구성을 지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됐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의 추천기한을 10일 이내로 정하고 국회의장이 추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기한 내 추천이 이뤄지지 않을 시 국회의장 직권으로 사단법인 학교법학교수회 회장과 사단법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했다.
공수처 검사의 임용 요건도 한층 완화됐다. 변호사 자격보유 요건을 10년 이상에서 7년 이상으로 완화했으며 재판·수사·조사업무 실무경력 요건은 삭제했다.

야당의 의견을 반영해 검사의 불기소 처분시 재정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던 공수처장의 재정신청에 대한 특례 조항은 삭제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의 벽을 넘으면서 민주당은 법안이 공포를 거쳐 즉시 시행되는 대로 조만간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를 재가동해 빠른 시일 내 공수처를 출범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에서 후보자 2명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은 한 명을 지명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이런 절차를 거쳐 늦어도 내년 1월 초 공수처장 임명과 함께 공수처 조직 구성을 거쳐 공수처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