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매출이 반토막도 아닌 세토막이 났습니다. 이젠 뉴스 틀어놓기도 무서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AI까지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치킨과 오리, 제빵 등 관련 업계의 속은 두 배로 타들어 가고 있다.
아직 큰 가격 변동이나 공급 차질이 빚어지는 사태는 아니지만, 최일선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앓는 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가금류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지역은 지난달 전북을 시작으로 충북, 전남, 경북, 경기 등으로 급속도로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11일) "발생농장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방역상 취약점과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조치하는 등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라"고 농림축산식품부에 긴급 지시했다.
이어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하며, 행안부·환경부·국방부 등 관계부처에도 현장 방역에 차질이 없도록 인력·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신속하게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급격한 가격 변동 아직이라지만…언제든 변동 가능
통상 겨울철(11월~2월) 사이 유행하는 AI의 특성상 감염 농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식품 업계가 원재료 가격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행인 점은 아직 가격 폭등, 재료 부족 등 과거 AI 대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 닭고기, 오리고기의 국내 공급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사육 마릿수가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많고 닭고기와 오리고기 냉동 재고 물량도 많다. 산지 가격 역시 평년 대비 낮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AI 사태가 길어지고 확대되면 될수록 치킨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 등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거리두기로 연말모임 취소 잇따르는데…이중고 넘은 삼중고"
아직 급격한 원재료 폭등 등은 일어나지 않는다지만, 일선 치킨, 오리, 베이커리 등 외식업계는 당장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연말모임 최소화 정책으로 이미 타격을 본 데 이어 AI로 인한 추가 피해까지 우려된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2016년 AI 발생 4개월 뒤 진행한 '치킨 전문점 조류독감 피해조사'에 따르면 전체 치킨 전문점의 86%가 AI로 인한 매출 감소를 겪었다.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추가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상황.
A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김모씨(55)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배달량이 늘었는데 그마저도 반짝인 것 같다"며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홀 손님 대신 배달로 손실을 메꿨는데 이마저도 AI로 인해 안 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연말 케이크 대목으로, 한해 10%가량의 매출이 집중되는 베이커리 업계도 울상인 것은 마찬가지.
서울 노원구에서 오리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강모씨(33)는 "거리두기 2.5단계에 AI까지 지금은 이중고를 넘은 삼중고다. 올해는 역대 최악의 해"라면서 "밤 9시 이후 통금으로 연말모임은 없다시피하고, 그나마 하는 점심-저녁 장사도 AI 때문에 걱정"이라고 씁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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