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정기국회가 끝나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패싱'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퇴가 정국에 미칠 파급력이 크지 않다고 보는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서며 내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몰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일단 전날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이 정국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앞뒤 가리지 않고 자기가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 나가나 두달 뒤 세달 뒤 나가나 다 예상했던 일인만큼 별로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이 하락하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반등시킬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추-윤 갈등만이 아닌 부동산 실책, 민주당의 입법 독주 등 다양한 이유로 표면화된 것"이라며 "추 장관이 사퇴한다고 떨어지던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 장관 사퇴라는 '변수'가 등장했지만, 그 파급력이 크지 않은 만큼 공세 대상은 문 대통령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공격 수단도 적지 않다. 먼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해외와 비교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현저히 적다며 그 배경으로 'K-방역'을 강조했다.
이번 주 들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13일에는 코로나19 국내 유입 후 최다인 1030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기록도 나흘을 넘기지 못했다. 전날(16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78명을 기록하면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 상황 때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이라는 것이 이제 거의 한계에 봉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과 정부는 방역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실체도 없는 K방역을 자랑하고 홍보하느라 1200억원 이상을 쓰면서 정작 종식에 필요한 조치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부동산 값 불안정으로 가뜩이나 여론의 뭇매를 맞는 부동산 정책은 문 대통령의 임대주택 방문 현장 뒷이야기가 공개되며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관리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지난 11일 문 대통령의 임대주택 방문을 앞두고 주택 인테리어·보수 비용 및 행사 진행 예산 등에 4억5000만원을 지출했다.
문제는 이 금액 가운데 약 4300만원을 문 대통령이 방문한 호실 인테리어 비용으로 썼다는 데 있다. 같은 단지의 실제 입주민들이 건물 하자로 인해 고통을 받는 모습은 외면한 채 LH가 현실과 동떨어진 '인테리어'로 대통령의 '눈'을 가린 것이다.
김 의원은 "주민들의 형편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며 "대통령이 행사를 위해 서민의 실상과는 동떨어진 '판타지 연출극'을 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은 추 장관의 사퇴 의사로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추 장관의 전격 사퇴로 당혹감도 엿보였던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사퇴가 예견된 수순인 만큼 당의 향후 전략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윤 총장이 곧바로 소송으로 반격에 나서며 문 대통령과 일 대 일 구도가 형성된 것과 오는 18일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재가동되면 공수처가 출범이 속도를 낼 수 있어 공세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 불참하는데, 당 관계자는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쌓인 피로도 해소하고, 향후 대응책을 고심하기 위해 이날 하루 비대위 회의에 불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총장의 정직 기간 중 출범한 공수처가 수사 개시 1호 사건으로 윤 총장을 선택한다면 국민의힘의 대응수위도 한층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다.
신 교수는 "지금까지 예견된 시나리오대로 흘러왔고, 앞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맞는다면 윤 총장은 공수처 수사 대상 1호가 될 것"이라며 "그때 국민의힘의 공세는 명분도, 동력도 충분한 데다 보궐선거 국면으로 본격적으로 접어들 시기이기에 문 대통령을 향한 공세 강도가 더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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