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들이 올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교수신문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2.4%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를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아시타비'는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으로 이른바 '내로남불'을 한자로 옮긴 신조어다.
아시타비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된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역시 아시타비를 사자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는 "올 한해 유독 정치권이 여야 두 편으로 갈려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공방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며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 식의 판단과 언행이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보편화됐다"고 지적했다.
아시타비에 이어 '후안무치'(厚颜無耻)가 두번째로 많은 21.85%의 지지를 얻었다.
후안무치란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도 뜻이 통한다. 후안무치를 선택한 교수들은 "임명직이 임명권자를 능멸", "586 집권세력의 초법적 행태", "언론의 감정적이고 도를 넘은 보도" 등 아시타비를 선택한 교수들보다 더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주목하는 사자성어도 포함됐다. 4위 첩첩산중(疊疊山中∙12.74%)과 5위 천학지어(泉涸之魚∙8.16%)에 이 같은 시선이 반영됐다. "말라가는 샘에서 물고기들이 서로를 돕는다"는 의미의 천학지어를 선택한 한 40대 인문대 교수는 "아시타비한 세상에서도 국민들은 자기 자리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