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법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사건에서 연이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윤 총장이 2개월 정직으로 사실상 해임되는 것이라거나 식물총장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잔여임기, 원상회복·금전배상이 어려운 점을 종합하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 김재경 김언지)는 24일 징계취소 본안소송 1심 판결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징계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집행정지 인용결정을 했다.
재판부는 이번 결정에서 통상 집행정지 사건의 쟁점인 회복할 수 없는 손해의 발생 뿐 아니라 본안소송에서 심리하게 될 징계사유 등에 대해서도 심리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른바 '재판부 분석' 문건은 매우 부적절하고 이같은 종류의 문건이 작성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자료가 정확히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와 반복적으로 작성된 것인지, 자료의 취득경위 등에 대해서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윤 총장이 채널A 사건에 대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에게 감찰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은 징계사유가 될 수도 있지만, 한 부장이 중요감찰사건인데도 대검 감찰위원회 또는 소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윤 총장이 감찰개시 자체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며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징계사유 중 하나인 '정치적 중립 위반'에 대해 재판부는 윤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을 만한 언행은 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우리사회와 국민들을 위한 봉사'는 정치를 통한 봉사, 국민들을 위한 무료변호, 다른 공직 수행을 통한 봉사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윤 총장을 차기 대선주자 유력후보로 삼아 진행된 여론조사에 대해 윤 총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징계위가 이 비위사실을 인정하는 근거로 든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케 함', '정치활동 가능성이 논의되는 것 자체가 주요사건 수사의 정치적 이용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등은 추측에 불과하다"며 "비위사실을 인정하는 근거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징계과정 내내 논란이 됐던 징계위 절차 위법 여부에 대해서도 짚었다.
재판부는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징계위원으로 위촉한 것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다른 위원에 대한 기피의결에 참여하고 나중에 회피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징계위원회의 재적위원은 법무부장관과 출석하지 않은 민간위원을 포함해 7명이므로 기피의결을 하려면 재적위원 과반수인 위원 4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징계위가 재적위원의 과반수가 되지 않는 3인만으로 기피의결을 한 것은 의사정족수를 갖추지 못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검찰총장으로서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검찰총장의 법적 지위, 신청인의 검찰총장 임기 등을 고려하면, 이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로서 금전보상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금전보상으로는 사회관념상 행정처분을 받는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거나 참고 견디기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유형·무형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징계처분의 효력으로 인해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월성 원전 수사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대한 보복으로 징계처분이 이뤄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법무부 측은 심문 과정에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될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의 불안정성이 야기되고 국론이 분열된다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주장만으로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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