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12월 사망자가 전년보다 6%나 상승했다'며 국가의료가 위기에 처했다는 선언을 했다. 그런데 여기에 인용된 통계의 근거를 찾을 길이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3일 의협은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문'을 통해 "2020년 12월 현재 예년에 비해 전체사망률이 약 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초과사망률 6%를 연간 숫자로 환산하면 약 2만명 가까운 숫자로서, 코로나19의 직접사망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간접사망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봄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국가의료 위기 선언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며 "코로나19의 치료에만 몰두하는 경우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인용된 12월 전체 사망자 통계의 출처가 어디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월별 사망자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공식적인 통계는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통계인데, 가장 최신 보고서는 지난 23일 발표된 10월 동향 보고서 뿐이다. 10월은 아직 코로나19가 재확산되기 전이기에, 이 통계로는 의료 위기를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외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통계청에서 추가적으로 집계하고 있는 '코로나19 시기 초과사망 분석' 통계도 24일 현재까지는 지난 11월까지의 수치만 담고 있다. 그런데 11월 수치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사망자가 많아 참고가 어려운 수준이다.
의협의 엉뚱한 통계 인용에 정부도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통계청에선 올해 7월부터 초과사망 통계 발표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가장 최근 발표한게 12월12일자이며, 여기엔 10월 말까지 통계만 포함된다"며 "통상 사망자 통계는 집계하는데 한달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협에서 제시했던 6%에 대한 근거 자료는 아직까진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 이 부분을 발표할 땐 어떤 자료에 근거했고 어떤 산출(방식이 적용됐다는 게) 같이 제시되지 않아서 6% 통계치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의료 위기를 우려할 만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이와 별개로 의협의 이 같은 실수는 정부에 대한 정당한 충고 마저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1000명대 내외를 기록하며 지난 3~4월 대구·경북 유행을 훌쩍 뛰어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도 역대 최고 수준을 새로 쓰고 있다. 통상 사망자 발생 추이는 확진자 발생 후 2~3주 뒤부터 뒤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사망자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정부 예측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초과 사망 급증을 예견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지난 3월에도 대구 지역에서 평년의 115%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보건의료사업단에서는 3월 대구에서 15.4%의 초과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확진자가 쏟아지는 만큼 정부 방역·의료망 밖에서 사망하는 환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현재 추세로 볼 때 앞으로 얼마든지 이 때보다 더 심각한 의료 위기 상황이 통계로 드러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그런 사실이 실제로 나타나기도 전부터 존재하지 않는 통계로 위기 상황을 선언하는 것은 막상 정말로 경고가 필요한 시점에 그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양치기 소년 효과'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
이날 정부의 반박에 대해 의협에서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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