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 응원 화환이 놓여 있다. 법원은 전날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사건에서 '본안소송 1심 판결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징계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며 인용결정을 내렸다. 2020.12.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법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닌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윤 총장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범야권 대선주자로서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윤 총장으로 향하는 반문(반문재인) 민심을 제1야당 지지로 흡수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 직무정지에 대한 법원의 판결 직후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윤 총장이 직무정지에 이어 정직처분에 대해서도 집행정지를 받아내고, 현 사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과 메시지가 나오면서 당 안팎에서는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권력기관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면서 검찰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다시 한번 여야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법원의 결정도 마구 왜곡하는 한심한 여당"이라며 "산 권력 수사를 뭉개기 위한 검찰개혁에 이어 판사 길들이기용 사법개혁 타령을 얼마나 불러댈지 벌써 아찔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현재도 마땅한 견제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윤 총장 복귀를 계기로 여당의 독선과 무능, 법치주의 훼손을 부각하며 대여투쟁의 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 총장은 추 장관과의 극심한 갈등으로 자연스럽게 반문 정서의 상징이 됐다. 동시에 범야권의 입장에서는 법치주의의 수호자이기도 하다. 실제 윤 총장은 법원의 판결 직후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정부·여당의 사법·검찰 개혁에 대한 '부당성'을 내세울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만큼 윤 총장을 향한 반문 민심을 흡수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는 분석이다.

윤 총장은 최근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한국갤럽,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13%로 범야권 주자 중 1위를 기록했다.

보수층(22%)과 중도층(15%) 지지는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38%)도 다른 범야권 대선주자보다 높은 지지를 보내는 상황이다. 해당 조사가 법원 판결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윤 총장의 지지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높은 지지율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대이자 심판이므로 야권 지지로 모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현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20%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민주당은 33%로 나타났다. 중도층 지지율(16%)은 민주당(28%)보다 12% 포인트(p) 격차다. 특히 무당층은 33%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높아도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석수로는 제1야당이지만 범야권의 대표로는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

이 때문에 검찰총장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적도 없고, 정계입문 가능성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직 검찰총장을 현실 정치로 끌어들이면 여권에 빌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야권의 '법치주의' 옹호론도 퇴색된다는 것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한 적이 없지 않나. 출마 안하면 닭 쫓던 개 신세가 되는 것 아닌가. 무리하게 접근하면 안된다"며 "윤 총장을 지켜야 한다는 전략도 과도하게 전개할 필요가 없다. 추미애 때리기는 더이상 쓸 수 없는 카드다. 윤 총장의 승리로 추 장관 때리기는 마무리됐다. 그런데 윤 총장의 승리가 국민의힘은 아니다. 착각하면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이 뜰수록 당내 대선주자들의 존재감이 사라지지 않나. 이제는 당내 대선주자를 키우는데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대선주자 각자가 노력해야 하는 일이지만 당 차원에서도 무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선주자들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차기 대선 정책이슈 등을 선점한다면 반문 민심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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