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에 예치된 일반은행의 초과 지급준비금(지준금)이 지난해 9월 현재 3조4000억원이다. 이 자금의 90% 넘는 몫이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맡긴 돈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은행들은 한은에 특정 비율의 현금(지준금)을 예치하는데 이 비율을 넘어선 무이자 자금을 초과 지준금이라고 한다. 지난 2018년 미국이 대 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한국과의 무역 거래에 사용하기 위해 국내 은행에 예치된 자금이 동결된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도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이 동결됐다. 동결 자금은 기업은행이 우리은행보다 훨씬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에 예치된 초과 지준금과 기업·우리은행에 동결된 금액을 모두 합치면 약 70억달러(7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우리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마련된 원화 계좌는 모두 2010년에 개설됐다. 은행은 '고객 개인정보'이라는 이유로 이란의 정확한 동결 자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수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로 이란과의 교역이 제한되자 이란산 원유 수입과 국내 수출업체의 대 이란 수출 지원을 위해 정부가 이들 두 은행에 협조를 구해 '원화경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한국과 이란은 미국 정부 승인을 받아 이란과 직접 외화를 거래하지 않으면서 물품 교역을 할 수 있는 상계 방식의 원화 결제 계좌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현지언론에선 한국과 이란이 물품 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이란 ILSA통신과 테헤란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호세인 탄하이 한국·이란 상공회의소 회장은 IL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일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을 만나 한국에 동결된 이란 (석유) 자금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며 "코로나19 백신 등 여러 상품과 (동결된) 자금을 교환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탄하이 회장은 동결된 석유 구매자금과 교환할 수 있는 상품 유형에 대해 ▲원자재 ▲의약품 ▲석유화학 제품 ▲자동차 ▲가전제품 부품 등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산 규모는 80억~85억달러(약 9조2300억원)에 달한다"며 "교환 대상 상품별로 일정 금액이 배정됐지만 이란이 제시한 교환 명단에 한국이 얼마나 협력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케미호에는 한국 국민 5명을 포함해 총 20명이 선원이 탑승했다. 이들은 현재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 압바스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