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의 사과와 국민의 동의를 강조한 더불어민주당은 이 날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보수 야권은 공식적인 사면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친박계 등 개별 정치인을 중심으로 사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판결문 잉크도 안 말라…국민께 사과 먼저"
연초 '국민 통합'을 강조하며 박씨, 이명박씨에 대한 사면을 주장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깊은 상처를 헤아리며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저는 적절한 시기에 사면을 건의 드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리고 그에 대해 당은 국민의 공감과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정리했고 저는 그 정리를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도 사과 대상자에 포함되냐는 질의엔 "어느 한 사람은 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탄핵 정국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우상호 의원은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면이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솔한 반성과 사과에 기초한 국민적 동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사면 추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같은당 안민석 의원은 "사면을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되므로 보수진영에서 사면요구가 거세질 것인데 사과와 국민적 동의 없는 사면은 불가하다"며 "사면을 찬성하는 이유가 국민 통합이라고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사람도 없다"고 강조했다.
역시 같은당 강병원 의원은 전진대통령인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을 언급하며 "우리 역사에서 범죄를 저지른 권력자를 단 한 번도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다"며 "두 전직 대통령을 섣불리 용서해서는 불행한 전직 대통령의 역사를 결코 끝낼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면론 힘 싣는 국민의힘… "대통령이 결단해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사면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을 결단해야 한다"며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대통령은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통합, 나라의 품격과 미래만 보고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박대출 의원은 "고통의 시간은 너무 길고 가혹했고 이제는 자유를 드려야 한다"며 "조건 없는 사면을 촉구하고 이낙연 대표도 사면 건의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김기현 의원도 "이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 두 분 다 고령인 데다 수감시설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국민을 갈기갈기 찢는 분열의 리더십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