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농축수산물 등 선물 가액 범위 상향을 내용으로 하는 청탁금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심의실에서 열린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관련 긴급 전원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번 설 명절 기간에 한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이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농축수산가공품 선물 가액 범위가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열렸다.
오는 19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 입법절차가 추진된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원위원회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농축수산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자 시행령 개정을 검토해왔다. 농림식품부·해양수산부 등 관계 장관과 유관단체, 국회도 권익위에 가액 범위 상향을 요청한 바 있다.

권익위는 이달 19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후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조해 입법절차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전원위원회에서는 시행령 개정 찬성안과 반대안이 팽팽히 맞섰다.


찬성 측 위원들은 농축수산업계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 측 위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와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청탁금지법의 잦은 개정으로 법적 안정성과 정책 신뢰성 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신 유통구조 개선 등의 대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권익위는 지난해 추석에도 업계 건의를 받아들여 농수산 선물가액 범위를 20만원으로 한시 상향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전원위에서 이번 조정은 예외적이며 추가 조정은 불가하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전현희 위원장은 "지난해 추석 이후 코로나19 위기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위중한 상황이 계속됐다"며 "강화된 방역조치 시행으로 소비가 감소하고 단체급식 중단 등 농수산업계가 전례없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도 농수산업계에는 별도로 지급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시행령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농림식품부 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농수산 선물가액 범위 상향으로 전체 농수산물 매출이 7% 증가했다.

농수산업계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 위원장은 "이런 국가 재난 상황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 권익위가 국가재난상황이나 예외적 사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시간상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근본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