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일 “고용노동부가 지자체에도 근로감독관을 두자고 스무 번이나 넘게 건의했는데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법 개정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일 “고용노동부가 지자체에도 근로감독관을 두자고 스무 번이나 넘게 건의했는데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법 개정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기도가 근로감독권한의 행사 관련해 법률자문을 한 6명의 변호사들도 ILO 협약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한해 산재사망자가 정부 공식집계로만 882명이다. 죽으려고 일하는 사람은 없다.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규제도 감독도 엉성하다보니, 기업들이 안전조치보다 사고 후 보상을 택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5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경기도 전체 64만8891개 사업장의 노동자 451만903명 중 업무상 사고로 재해를 입은 수는 모두 2만5139명이다. 수도권 중 비슷한 사업장 규모인 서울시를 크게 웃돈다. 서울은 445만5516명 중 1만3649명의 업무상 재해를 냈다. 경기도 업무상 재해자 중 목숨을 잃은 수는 모두 413명이다. 사고 사망이 217명, 질병 사망이 206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업무상 질병 사망자 수는 해마다 가파른 증가를 보인다. 2015년 114명에서 2016년 121명, 2017년 144명, 2018년 166명, 2019년 206명으로 늘었다. 불과 5년 새 두 배 가까운 업무상 질병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엔 한 60대 남성이 사다리 미끄럼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A(63) 씨는 광주시 한 사업장에서 사무실 지붕 위로 병풍을 옮기기 위해 철제 사다리로 이동하던 중 1.5미터 높이에서 미끄러졌다. 이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았지만,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 또, 같은 달 50대 인부는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공사 중 추락사했다. B(53) 씨는 여주시 한 축사 지붕에 올라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다 6미터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이송 치료 중 사망했다.

이 지사는 “문제는 근로감독관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노동자 숫자가 2000만 명에 육박하는데 근로감독관은 고작 2400명에 불과하고, 근로감독관 1명이 담당하는 업체수가 900여 곳이나 된다. 서류 접수하기에도 빠듯하다”고 강조했다.


또 “근로감독관 숫자를 늘리는 게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니 지방정부가 현장을 감독할 수 있도록 감독권한을 ‘공유’해달라고 계속 요청을 했는데도 고용노동부는 경기도의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ILO협약 제81호 제4조1호(회원국의 행정관행에 반하지 않는 한 근로감독은 중앙당국의 감독 및 관리하에 두어야 한다)의 내용을 들어 ILO협약 위배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의 요구는 중앙정부에서 필수적으로 두어야 하는 근로감독관과 별개로 지자체에도 근로감독관을 두자는 것이지 중앙정부의 근로감독관을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LO협약의 내용을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더라도 고용노동부가 통일적이고 최종적인 감독 및 관리 권한을 갖는다면, 지방정부에서 근로감독권한을 공유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경기도가 근로감독권한의 행사 관련해 법률자문을 한 6명의 변호사들도 ILO 협약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문제를 건의한 것이 스무 번이 넘습니다만, 고용노동부는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약없이 관련 법개정을 미루고 있다"며 "노동부가 차일피일 흘려보내는 시간이 산업안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에겐 촌각을 다투는 시간일 수 있다. 노동부가 전향적으로 수용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울러 국회에도 부탁드린다"며 "윤준병 의원님께서 지난해 7월과 11월 두차례에 거쳐 노동현장의 위법행위에 대한 감독권한을 지방정부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해주셨다. 현재 국회 환노위에 계류되어 있는 이 법안이 하루 속히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송옥주 위원장님을 비롯한 환노위원님들께서 힘써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