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 당시 진범으로 의심되는 용의자를 불기소 처분했던 수사 검사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해당 사건 재심 변호를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 /사진=뉴스1
법원이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1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에 대해 당시 사건 수사검사가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해당 수사검사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시 수사검사 김모씨는 전날(1일), 수사 경찰인 이모씨는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판사 이성호)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의 재심을 담당한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검사는 항소를 하기 전에 저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검사는 항소가 책임을 부인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그는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최군과 가족들은 검사가 지는 손해배상책임의 감면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도 책임은 그대로 져야 한다면 누가 용기를 낼 수 있느냐"고 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의 과오를 갖고 해당 검사의 공직생활 전반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옳지 않다"며 "사과는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며 진정성에 대한 판단은 최군과 그 가족들이 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해당 검사 입장에서는 말 못할 사정과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사과와 관용에 인색한 우리 사회에 고민을 던져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법원은 정부와 김씨, 이씨와 연대해 피해자 최모씨에게 13억원을 배상하고 가족들에게도 3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약촌오거리 사건은 2000년 8월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 소재 버스정류장 앞길에서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다방 배달일을 하던 15세 소년 최씨는 경찰의 폭행 등 가혹행위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고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0년에 만기출소한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6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최씨가 한 자백이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진범 김씨는 2018년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