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강도 살인 피의자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동안 복역한 최인철씨(60)와 장동익씨(63)에 대해 재심청구 선고 재판에서 지난 4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원이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법부 구성원 일원으로서 피고인과 가족에게 사과한다"며 "오늘 재심 판결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회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사죄를 표했다.
장씨는 사건 당시 고문 경찰관에 대해 "아직까지 그 사람을 사람으로 봐야 하는지 원수로 봐야 하는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그동안 손 내미는 경찰관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15만 경찰 조직과 검찰 역시 각성해야 한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확실히 구별하고 형을 집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도 "다른 사건은 다 기억한다면서도 우리 사건만 기억이 안난다고 하는 고문 경찰관들을 어떻게 용서하는가"라며 "이들은 우리에게 악마같은 존재다. 절대 용서란 없다"고 말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사건 발생 후 최씨와 장씨는 살인 용의자로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경찰에 끌려가 물고문 등을 당했고 이로 인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최씨와 장씨는 모범수로 출소한 이후에도 계속 억울함을 호소했고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경찰이 고문으로 범인을 조작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지난해 1월 재판부가 재심 결정을 내렸다.
약촌오거리·삼례 나라슈퍼 '불법수사'... 사과 없는 그들에 법원은 죄 물어
이밖에 살인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약촌오거리 사건'과 '삼례 나라슈퍼 사건'에 대해서도 사건 당시 수사 검찰과 경찰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두 사건은 모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법원은 경찰과 검찰 등으로부터 불법 수사를 받은 피해자들에게 수사 담당자가 직접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경우 국가가 1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으며 법원은 배상액 가운데 일부는 검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당시 경찰과 검찰의 진정한 사과를 먼저 바란다고 언급했다.
'약촌오거리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은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최모(37)씨에게 국가와 경찰관, 검사 등이 13억원의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사건 당시 경찰과 검사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다.
박준영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수사 검사는 항소 전 피해자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 변호사는 "검사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진정성 있게 사과한다면 최씨와 가족드른 검사가 지는 손해배상 책임을 감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