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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순천향대병원발 코로나, 광주까지… 추가 확진 3명

작성자

한아름 기자

조회수

1,069

작성일

2021.02.14 | 14: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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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시위 'My Right 세대'

2030에게 던지는 3가지 질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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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스

[사설]한성숙도 '증인·참고인 0명'…'맹탕 청문회' 안된다

25~26일 열리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증인·참고인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1명의 증인·참고인을 신청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반대했다. 총리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증인·참고인 없이 열린 사례는 지난해 김민석 총리 청문회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또다시 후보자만 출석하는 청문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국무총리는 행정 각부를 통할하며 국정을 총괄하는 자리다. 한 후보자는 민간 기업인 네이버에서 활동하다 이재명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장관 재직 기간이 약 1년에 불과해 총리로서의 국정 운영 능력과 공직 가치관, 국가관 등을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 만큼 민간 기업인 시절의 의사결정과 리더십은 총리 자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인 만큼 다각도의 검증이 필요하다.제기된 의혹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네이버가 성남FC에 39억원의 광고비를 후원한 경위, 본인 소유의 서울 종로구 연건동 건물을 동생에게 헐값으로 임대했다는 의혹 등이다. 다주택 논란 역시 남아 있다. 장관 임명 당시 4주택자였는데 총리 지명 즈음 1채를 매각했으며 나머지도 처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자료 제출률이 37%에 그쳤고, 당시 "임명 후 소명하겠다"고 했던 약속이 여전히 미이행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국민의힘은 한 후보자의 남동생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등을 증인·참고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신상 털기이자 정권 흠집 내기"라며 전면 거부했다. 한 후보자 관련 의혹은 지난해 장관 청문회에서 이미 충분히 다뤄졌다는 것이다. 야당의 요구에 정치 공세 성격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증인·참고인 한 명 없이 후보자 답변에만 의존하는 청문회로 실질적인 검증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불과 석 달 전 자신들이 추진한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에서는 야당 반대에도 102명의 증인을 채택한 바 있다. 사안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연이은 '증인 없는 청문회'는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의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 이런 관행이 굳어진다면 국회의 인사검증 시스템 자체를 무력화될 우려도 있다.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청와대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역할에 대해 "좀 더 포용적이고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국회 운영 과정에서부터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청문회가 '맹탕'으로 흐른다면 국민은 뭐가 달라졌는지 다시 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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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계속된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민들이 재선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

[시대광장/박창억]2030의 참정권 시위와 정치의 실패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월 말 청와대 행사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둘러싼 잡음과 관련해 "선수들의 입장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훈련해 온 일부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기회가 일방적으로 박탈당했다는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선수에 대한 역차별이자 절차적 정당성의 훼손'이라는 주장이 확산됐다. 2017년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 당시에도 청년층이 공정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이번 6·3 지방선거 직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선 2030 청년들의 시위 역시 돌출 행동이 아니다. 그간 축적되어 온 청년 세대의 가치관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추구가 다시 발현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을 메운 청년들의 집단행동은 낙후된 한국 정치와 선거 행정의 무능에 대한 매서운 질타다. 박빙 승부처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적인 토대이자, 유권자가 신뢰하던 시스템의 절차적 정당성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국가의 행정 부실로 인해 헌법이 보장한 최소한의 기본권마저 침해당하자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번 시위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청년들이 보여준 행동의 밑바탕에 깔린 구조적인 좌절감과 분노다. 치열한 입시 경쟁과 좁아진 취업 문턱을 겪으며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삶의 생존 원칙으로 체화한 2030 세대에게, 민주주의의 출발점인 '1표의 가치'가 훼손된 상황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상식의 파괴다. 이 분노의 저변에는 몇 년째 해소되지 않고 구조화된 일자리 부족 현상과, 청년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벌어진 자산 격차 속에서 누적된 청년들의 박탈감이 똬리를 틀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계층 이동 가능성마저 원천 차단해 버린 기성 정치가 이제는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 할 수 있는 선거권마저 가로막았다는 극도의 무력감이 폭발한 것이다. 그러나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현장에서는 우려스러운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참정권 침해 항의에 슬그머니 숟가락을 얹으려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가세하면서, 일부 참가자들의 일탈 행동이 명분을 흐리고 있다. 경기장을 출입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적 검문이나 현장 경찰관을 향한 폭언과 조롱은 시위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자충수다. 참정권 침해라는 본질적 문제 제기가 극단적 구호와 음모론에 뒤덮이는 순간 청년들의 정당한 저항은 그 정당성을 잃게 된다. 행정 참사의 책임을 묻는 것과 검증되지 않은 부정선거론을 확산시키는 것은 엄격히 분리되어야 마땅하다. 정작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할 정치권의 행태는 여전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애초에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도 정치의 무능과 무관심 때문이다. 2030 세대들은 기성 권력이 과정의 공정성을 무시하거나 청년들이 쏟은 노력의 가치를 외면했을 때 진영을 막론하고 단호히 저항해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치는 근본적인 구조 개혁 대신 임기응변식 미봉책을 내놓기에 급급했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데만 몰두했다. 이번에도 정치권은 청년들의 팍팍한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대안을 모색하거나, 선거 행정 참사의 원인을 투명하게 규명하고 피해를 입은 주권자들의 권리를 구제하는 본연의 책임은 뒷전으로 미루어 두었다. 그 대신 집회 현장을 바라보며 상대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네거티브 정쟁의 소모적 수단으로만 이 사태를 소비하기 바쁘다. 다시금 '정치의 실패'만 확인하고 있다. 송파구의 외침을 한국 정치를 한 단계 진화시키는 동력으로 삼으려면, 정치권부터 감정적인 정쟁을 배제하고 구조적인 제도 개선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여야가 지난 16일 선관위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한 만큼, 이번만큼은 정략을 철저히 배제하고 행정 참사의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나아가 기술적 결함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투개표 시스템 전반의 재설계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송파구 개표소 앞의 분노를 또다시 진영 싸움으로 오독하거나 방치한다면 우리 민주주의의 미래는 없다. 청년들의 정당한 절규를 제도 개혁으로 전환하는 책무가 이제 정치권의 무거운 과제로 남았다.

시대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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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 농심 대표가 지난 5월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신라면 출시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 대표는 &quot;신라면 누적 매출 20조원은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과 함께해왔음을 증명하는 기록&quot;이라며 &quot;한국 매운맛의 대표로서 맛과 건강, 문화적 경험까지 아우르는 가치를 제공하겠다&quot;고 말했다. /사진=뉴스

[시대데스크]당신의 '인생라면'은 무엇입니까

신라면이 마흔 살이 된다. 1986년 9월29일,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우고 등장한 이 라면은 1991년 국내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뒤 35년 넘게 정상을 지켜왔다. 유행이 수없이 바뀌고 입맛이 변해도 한 제품이 이렇게 오래 기준 자리를 지킨 경우는 드물다.신라면은 음식이 아니라 기준이었다. 출시 당시를 들여다보면 그 답이 보인다. 1986년 9월29일자 신문 광고에는 '사나이 대장부가 울긴 왜 울어!'라는 문구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의 매운 입맛을 돋워주는 새로운 라면'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단순히 맵기만 한 제품이 아니라 한국적인 매운맛을 표방한 것이다. 같은 해 신문 기사에서는 표고버섯을 동결건조해 독특한 향을 냈다는 설명이 등장한다. 매운 맛과 향, 그리고 한국적 정체성이 처음부터 설계돼 있었던 셈이다.이후 벌어진 일은 누구나 안다. 신라면은 1등이 됐고 더 중요한 것은 '기준'이 됐다. 사람들은 '얼마나 맵냐'를 설명할 때 자연스럽게 신라면을 떠올렸다. 어떤 라면은 신라면보다 덜 맵고 어떤 라면은 더 맵다는 식으로 평가됐다. 특정 브랜드가 하나의 척도가 되는 순간, 그것은 상품을 넘어 문화가 된다.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대 초반, 닭고기 육수를 앞세운 '하얀 국물 라면'이 시장을 휩쓸었다. 매대가 뒤집히고 유통 현장에서는 "대세가 바뀌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당시 한 선배 기자는 단언했다. "신라면은 끝났다." 그때 이렇게 되물었다. "하얀 국물 라면만 일주일 먹을 수 있습니까? 신라면은 가능한데요."그 질문은 결국 시간을 향한 것이었다. 유행은 강하지만 짧고 기준은 조용하지만 오래 간다. 시간이 지나자 답은 명확해졌다. 하얀 국물은 '한 시기의 기억'으로 남은 반면 신라면은 여전히 '현재형'이다.신라면의 위상은 이제 음식의 영역을 넘는다. 빅맥지수, 라테지수처럼 물가를 체감하는 기준으로 '신라면지수'가 거론된다. 100개국 이상에서 팔리는 제품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 나라의 즉석식품이 글로벌 생활 기준이 되는 현상은 흔치 않다. 신라면은 그만큼 한국인의 입맛을 넘어 세계인의 감각 속으로 들어갔다.그럼에도 이 라면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방식은 결국 하나다. '기억.' 마르셀 프루스트는 마들렌 한 조각으로 잊고 있던 시간을 되살려낸다. 신라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이 서린 뚜껑을 열 때 올라오는 후추 향, 뜨거운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켰을 때 목을 타고 내려가는 감각. 그 순간에 묶여 있던 감정과 장면이 함께 돌아온다.누군가에겐 혹한 속 철책 근무를 마친 뒤 먹던 컵라면일 것이다. 누군가에겐 밤새 회식 후 뒤집힌 속을 간신히 붙잡아주던 해장라면일 수도 있다. 어쩌면 알프스 융프라우 정상에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호호 불어먹던 그 한 그릇일지도 모른다.필자의 '인생라면'은 조금 더 적막한 장면에 있다. 해외 출장 중 히터도 시원치 않던 낯선 호텔 방이었다. 먼저 귀국한 선배가 남겨두고 간 신라면 컵라면 세 개. 늦은 밤, 물을 붓고 뚜껑을 덮은 채 3분을 기다리는 시간이 유난히 길었다.뚜껑을 여는 순간 올라오던 익숙한 향. 한 젓가락을 입에 넣었을 때 그제야 몸이 풀리듯 긴장이 내려앉았다. 그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버틸 수 있다'는 신호였다. 그날 이후 출장길이나 여행길 가방 한켠에는 늘 컵라면 세 개가 들어간다. 배를 채우기 위함이라기보다 언제든 나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놓을 수 있는 작은 장치다.40년이라는 시간은 길다. 한 제품이 살아남기에도 한 나라의 입맛을 바꾸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는 수없이 많은 개인의 기억이 쌓여 있다. 그래서 묻게 된다. 당신의 그 한 그릇은 언제였는가. 당신에게 '돌아갈 수 있는 맛'은 무엇인가. 당신의 '인생라면'은 무엇입니까.

김영태의 읽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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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아케이드 프로젝트 대표.

[김영태의 읽는 인간 ⑬]배관공이 된 경제학자-래포 시장과 오만의 비용

지난 연말 IRP 포트폴리오를 바꾸며 은행 종목 ETF를 조금 추가했다. 요즘처럼 살벌한 투자판이라면 차라리 '은행 같은 악당'들이 낫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몇 년 전부터 생각하던 일이었는데, 불장에 데이고 난 뒤에야 겨우 실행에 옮겼다.물론 나는 또렷하게 기억해 냈다. 10년간 불입했던 퇴직연금이 DB형에 묶여 고작 세전 연 1% 안팎의 수익을 냈던 사실을.그 정도면 은행은 내게 한 번쯤은 물었어야 했다."이대로 괜찮으시겠습니까."물론 묻지 않았다. 은행은 친절했지만 친절의 방향은 언제나 은행 쪽이었다. 창구 직원은 웃었고, 앱은 반짝였고, 상품 설명서는 길었다. 그러나 정작 내 노후가 1% 안팎의 수익률로 천천히 마르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크게 말해주지 않았다.전문가 추천대로 여러 펀드를 섞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도 들었다. 그래서 바구니를 여러 개 샀다. 문제는 계란이 아니라 바구니값이었다. 이번엔 아예 마이너스였다. 더 이상 '눈탱이'를 맞아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공부해 보기로 했다.그런데 경제학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상한 일이 생겼다. 세상이 더 잘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이 더 또렷해졌다. 경제학은 나를 똑똑하게 만들기보다,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더 정교하게 알려주었다. 나는 경제학을 배운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배관의 목록을 조금 늘렸을 뿐인지도 모른다.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래포, 곧 환매조건부채권 시장이 다시 조용히 주목받고 있다. 터졌기 때문이 아니다. 터질 때마다 가장 먼저 의심받는 배관이기 때문이다.래포 시장은 금융의 실핏줄이자 지하 배관이다. 은행과 증권사, 헤지펀드가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짧은 기간 돈을 빌렸다가 다시 갚는 시장이다. 말하자면 거대한 전당포다. 맡기는 물건이 금반지가 아니라 미국 국채이고, 돈을 빌리는 사람이 동네 상인이 아니라 세계 금융기관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주식시장의 화려한 전광판, 인공지능 기업의 시가총액, 중앙은행 총재의 한마디가 금융의 거실이라면, 래포 시장은 그 아래 묻힌 배관이다. 막히는 순간 가장 높은 곳부터 흔들린다.문제는 이 조용한 배관 속에서 레버리지가 자라난다는 점이다. 헤지펀드들은 국채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팔아 그 사이의 작은 가격 차이로 수익을 만든다. 베이시스 트레이드다. 최근에는 스와프 스프레드 거래 같은 다른 상대가치 거래도 같은 압력을 보탠다. 이름은 달라도 구조는 같다. 작은 차이를 크게 빌려 먹는 일이다.평온할 때라면 전략이라 불러도 될 거다. 시장의 작은 틈을 찾아내고, 가격 차이를 줄이며, 유동성을 공급하는 일처럼 보인다. 금융은 늘 자신에게 좋은 이름을 붙이는 데 능숙하다.그러나 유동성이 마르는 순간 전략이 아니라 의존이 된다. 자기 돈으로 들고 있는 국채와 빌린 돈으로 들고 있는 국채는 같은 국채가 아니다. 전자는 자산이고, 후자는 약속이다. 약속은 때로 자산보다 더 빨리 흔들린다.배관은 평소에는 물을 흘려보낸다. 위기 때는 공포를 흘려보낸다. 1998년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LTCM은 역사상 가장 똑똑한 바보들의 모임처럼 기억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과 수학 천재들이 모인 그 펀드는 절대 지지 않는 수식을 가졌다고 믿었다. 파산 확률은 우주의 나이 동안 단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시장은 우주의 나이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 담보는 담보를 불렀고, 매도는 매도를 불렀고, 공포는 더 큰 공포를 불렀다.그들이 놓친 것은 수학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가격 차이가 언젠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는 있었다. 그러나 자신들이 그 순간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지는 계산하지 못했다. 투자에서 맞는다는 것과 버틴다는 것은 다르다.시장은 묻는다. 당신 말이 맞을 수 있다. 그런데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가.수식은 진화했지만 오만은 오래 산다.톰 울프의 『허영의 불꽃』에는 스스로를 우주의 지배자라 불렀던 채권 트레이더가 등장한다. 어느 날 밤 작은 길 하나를 잘못 든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울프는 그것을 허영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것을 배관이라고 부른다.LTCM이 무너지던 해, 나는 배관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금융시장의 지하실은커녕 내 퇴직연금의 수도계량기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것이 눈탱이의 본질이다.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다.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몰라도 괜찮다고 믿었던 것이다.모르는 것과 모른 채 맡기는 것은 다르다. 모르는 것과 모른다는 사실을 잊는 것은 더 다르다.우리는 모두 자기 삶의 거실에는 관심이 많다. 그러나 그 삶을 실제로 버티게 하는 배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현금흐름, 부채, 건강, 관계, 시간. 그리고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능력. 이런 것들은 빛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늦게 본다. 늦게 본다는 것은 대개 비싸게 본다는 뜻이다.공부를 조금 했지만 나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한다. 그래도 달라진 게 있다면,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점이다.진짜 배관공은 물이 멈춘 뒤에야 드러난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허영의 불꽃이 한 번 꺼진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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