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당분간 디지털 손해보험사업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사진=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의 매각이 잠정 중단됐다. 한화손해보험은 한화그룹으로부터 떼어져 나온다는 매각 위기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지난해 9월 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 지분 전량을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에 매각하면서 보험업계에선 한화그룹이 한화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한화자산운용과 지난해 9월 체결한 캐롯손해보험 주식처분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손해보험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8개월 이내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포함한 거래 종결이 사실상 어려워짐에 따라 당사자 간 합의로 계약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롯손보의 가치가 높아지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한화손해보험은 캐롯손해보험 지분 68% 전량을 한화자산운용에 처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화손해보험은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캐롯손해보험의 지분을 계열사에 매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가 합작 설립한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2019년 10월 출범했다. SK텔레콤과 알토스벤처스가 각각 지분 9%대를, 현대자동차가 4%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캐롯손해보험 지분 매각을 두고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손해보험 사업을 전부 매각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화손보는 ▲2014년 163억원 ▲ 2015년 953억원 ▲2016년 1122억원 ▲2017년 1492억원 ▲2018년 8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2019년에는 6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한화그룹이 제일화재를 인수한 이후 최대 적자다.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았고, 장기보험 판매를 위해 사업비까지 과다 집행한 탓이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자 금융감독원은 한화손보를 경영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한화손보는 주기적으로 경영관리 상황을 금감원에 보고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 받아야 한다. 만약 경영상황이 개선되지 않거나 건전성(RBC, Risk Based Capital)에 문제가 생기면 적기시정조치로 넘어간다. 


RBC는 보험사가 보유한 총자본과 총필요자본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건정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권고·요구·명령 등으로 나뉜다. 가장 약한 단계인 경영개선권고 단계에서도 임직원 징계, 신규업무진출 제한 등의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은 한화손보를 매각하고 미래를 위한 ‘비대면’ 손보사인 캐롯손보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었다.  

한화손보는 이 같은 시장의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강력히 해명했다. 캐롯손보의 지분 처분은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란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캐롯손보 지분 이동 과정에서 대주주 자리를 잃은 한화손보가 매각 대상이 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었다”며 “캐롯손보의 매각 실패로 한화손보 매각설도 수그러들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