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공개한 24페이지 분량의 잠정 국가안보전략(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tegy)은 국가 안보 이슈를 다룰 최우선 수단으로 '외교'를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힘을 통한 평화'와 하드파워를 강조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이번 잠정 NSS에서 민주주의가 최고의 자산이라고 명시된 점도 눈에 띈다.
국가안보전략(NSS)은 각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나오는 보고서로 미국의 외교정책의 향방을 담고 있는 중요한 문서다.
지난 2017년 트럼프 정부 임기 시작과 함께 공개된 NSS에는 북한이 17번 언급됐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을 채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으며 ▲북한이 미국의 동맹국들을 위협하기 때문에 한국, 일본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북한의 핵무기 확산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기초해 동맹국, 우호국들과 함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통해 북한에 강경 대응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보고서는 전세계적인 힘의 배분이 새로운 위협을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외에 이란, 북한 등을 위협 주체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란과 북한 같은 경우 '판도를 바꾸는'(game-changing) 능력과 기술을 계속 추구하며 미국의 동맹국과 우호국을 위협하고 역내 안정에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연장한 뉴스타트 조약을 다루는 부분에서도 북한이 거론됐다. 보고서는 바이든 정부가 "새로운 군비 통제 협정을 확대할 것"이라며 "미국의 새로운 비확산 리더십이 핵무기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데 필수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과 이란에 대해선 외교를 통해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군사력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것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며 제한을 둘 것을 강조했다. 외교와 개발 등이 주도적 수단이 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한국 및 일본과 손을 잡고 또 외교관들(diplomats)에게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혀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 간의 톱다운(top-down) 방식보다는 실무진 협상을 통한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택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