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사이버 모델하우스(견본주택)가 보편화됐다. 인터넷 사용이 증가한 1990년대 후반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등장했지만 ‘집은 직접 봐야 한다’는 인식 탓에 부가적인 서비스에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며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산업과 일상생활 곳곳으로 확산됐고 오프라인 중심이던 모델하우스마저 본격적으로 온라인 위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는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오프라인 모델하우스를 대체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주류로 떠오르며 보다 발달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의 기대도 커졌다. 부동산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앱 직방은 2019년 3월 론칭한 신개념 ‘모바일 모델하우스’를 선보이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기존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실제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활용해 제작하고 나아가 MC를 등장시켜 입지와 단지 및 세대 내부에 대해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직방의 모바일 모델하우스는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3차원 맥스 컴퓨터그래픽’(3D MAX CG) 기술을 활용해 모델하우스를 더욱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직방은 주요 시공사·시행사의 수주를 받아 20건 이상의 모바일 모델하우스를 공급했다.
모바일 모델하우스, 지자체 인허가도 받았다
지난해 5월 분양한 GS건설의 ‘DMC 리버시티자이’는 직방이 모바일 모델하우스를 통해 100% 온라인 분양한 첫 프로젝트였다. 최근 분양한 ‘호반써밋 DMC 힐즈’ 역시 실물 모델하우스 없이 직방의 모바일 모델하우스만으로 분양을 진행했다. 두 단지 모두 모바일 모델하우스로 지방자치단체 인허가도 받아냈다.
직방 관계자는 “실제 유닛을 건립하는 것보다 예산 절감 효과가 뛰어났다”며 “모델하우스를 짓고 철거하는 과정에 불필요한 비용과 자원 낭비가 없어서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강식 직방 부사장은 “수분양자 입장에서 분양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러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직방의 모바일 모델하우스만 확인해도 필요한 정보 대부분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이 부사장은 “3D CG와 VR 기술을 통해 실제로 관람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유닛 영상을 제공해 이용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델하우스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게 CG라니?
직방 앱을 열고 호반써밋 DMC 힐즈 단지를 검색해봤다. 곧바로 ‘모바일 모델하우스 보러 가기’라는 탭이 보인다. 터치하면 ▲입지 ▲지도 ▲외관 ▲조경 ▲단지 소개 ▲타입별 내부 공간 등을 설명해 주는 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다. 청약 일정도 있다.
하이라이트는 ‘VR 홈투어’다. 재생하면 모델하우스 입구부터 내부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각 지도 앱이 제공하는 로드뷰 기능을 연상하면 된다. 화살표를 클릭하면 방향과 시선을 옮길 수 있다. VR 홈투어는 단지 홈페이지 내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A타입은 실물 모델하우스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B타입은 실물을 짓지 않고 100% CG로 제작해 실제와 똑같은 가상 모델하우스를 구현했다. B타입 VR 홈투어에 들어서자 생생한 현실감이 느껴지는 모델하우스가 펼쳐졌다. 현실적인 공간감과 디테일한 벽지의 질감에 빛과 근처의 사물이 반사된 바닥 마감재가 눈에 들어온다. 현관 신발장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내부로 들어섰다. 화살표를 촘촘히 클릭하며 복도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널찍한 주방과 거실이 나왔다. 주방에는 식탁과 의자, 식탁 위 꽃병과 접시 등 식기가 실물처럼 배치돼 있다. 주방을 향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니 싱크대와 주방 집기가 선명하게 보였다. 안쪽의 다용도실이 눈에 들어와 들어가 봤다. 세탁기의 브랜드는 물론 버튼 옆 작은 글자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거실 벽면 천연 대리석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벽면에 붙은 홈네트워크 속 시계의 숫자와 기온 등도 보였다. 발코니로 다가가자 창밖의 나무와 조망을 확인할 수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방의 세부적인 구성과 시설도 볼 수 있었다. 드레스룸에 가상으로 배치된 의류와 잡화 등을 세밀히 재현해 모델하우스의 풍성함을 더했다.
누군가는 비싼 집을 직접 보지 않고 덜컥 살 수 있느냐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필요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를 하며 영유아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A씨는 “내집 마련 청약을 준비하며 모델하우스 일정을 체크했지만 평일에는 출근하고 주말에도 집안일과 육아 때문에 여유 시간이 없어서 실제 방문이 쉽지 않았다”며 “모바일 모델하우스 기술이 더 보편화되면 워킹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다만 기술 발전 초기 단계다 보니 전체 부동산 거래에 대비해 실물을 확인하지 않고 계약하는 경우는 미미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얘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실물 모델하우스를 확인하기 위해 오고 가며 사용하는 시간과 비용이 있지만 최종적인 의사 결정 전 현장에 직접 가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있을 것”이라며 “온라인만으로 만족하는 소비자 역시 있기 때문에 기술의 발전이 효율성을 주고 유익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