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국내에서 가장 단기간에 500억달러 해외수주를 달성한 대우의 가치를 알아보는 거죠”라고 설명하고 다른 직원이 “헉~ 현대건설보다 더 빨리?”라며 맞받아친다.
대우건설이 해외 M&A를 희망하는 데는 과거 쌍용건설의 성공 사례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쌍용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부실을 겪다 2015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졸업하고 같은 해 자산 217조원(2014년 말 기준)의 국부펀드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됐다. 이후 최대주주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받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건설 포트폴리오를 추가해서 얻는 시너지가 거의 없다. 중견건설업체의 경우 지역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푸르지오 브랜드를 이용한 홍보 효과를 노려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둘 다 대우건설에 도움이 안 되는 시나리오”라며 “해외 인수를 희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일머니 코로나 불황
대우건설은 아람코가 실제 관심을 표명해왔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사우디뿐 아니라 이라크·알제리·카타르 등에 진출해 건축·토목 실적을 쌓았고 중동에서 높은 인지도와 좋은 평판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에 본사를 둔 아람코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투자은행(IB)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두바이투자청에 인수된 지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사례 덕분에 중동뿐 아니라 중국 자본도 대우건설 M&A에 관심을 가진 바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동경기가 불황을 벗어나기 힘들어져 현재로선 M&A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기불황에 빠진 중동 국가가 코로나19로 인해 잇단 사업 중단을 겪었는데 백신 접종 이후에도 빠른 시간 내 회복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 인수 가능성은
대우건설은 반기지 않지만 M&A 업계는 국내 기업 역시 인수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인수 실패 사례가 대우건설에 악몽으로 남아있다.국내 대형 건설업체 중에 몸집이 큰 대우건설을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로 인수할 만한 메리트가 있는 곳은 거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을 다투는 SK건설과 호반건설 등은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두 회사 모두 인수설을 부인하지만 인수에 따른 메리트가 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수가 2019년 720개를 넘어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하며 기업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대우조선해양건설·신한중공업 등 중소건설업체와 조선업체 M&A에 사모펀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사모펀드가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국내에선 먹튀나 기업가치를 훼손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중견건설 인수 가능성은
중흥건설 등 지역 기반의 중견 건설업체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계속 거론돼 왔다. 대우건설 입장에선 대기업이 중견기업에 먹히는 M&A로 인식돼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지만 중견업체는 지방의 값싼 토지를 사들여 단순시공만이 아니라 시행사업을 확장하며 탄탄한 현금을 무기로 쥐고 있다.대우건설 측에선 자산 10조원 규모의 회사를 중흥건설처럼 ‘작은 회사’가 인수할 수 있겠냐는 부정적 입장도 보이지만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6300억원, 유동자산은 3조3000억원이다. 이 때문에 건설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부실기업의 M&A마다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대우건설 시가총액은 2조4189억원이고 이중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은 50.75%다. 1조원 초반대에도 대우건설 인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로 인지도가 높은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지역 기반 주택 건설업체는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대우건설 내부에선 주인이 누가 되더라도 건설 명가로서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아파트 재건축이나 재개발시장에 진입하고 싶어 하는 중소형 건설업체 입장에선 대우건설이 매우 매력적”며 “국내와 해외 부문 분리매각 가능성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