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는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이 평생에 걸쳐서 물리적·성적 폭력을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8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여성의 날 기념 시위 모습. /사진=로이터
세계보건기구(WHO)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대해 경고음을 울렸다. WHO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지배적이며 여성 3명 중 1명은 평생에 걸쳐서 물리적·성적 폭력을 경험한다고 지적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 끔찍한 결과에 대해 각국 정부와 지역사회 모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WHO는 지난 9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사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통계 자료다. WHO는 2010~2018년까지 158개국의 15세 이상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친밀한 파트너 또는 비파트너에 의해 이뤄진 폭력(성폭력 포함)을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폭력 피해의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에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폭력은 여성의 인생 초기부터 시작된다. 연애 경험이 있는 젊은 여성 4명 중 1명은 20대 중반에 이미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저소득~중저소득 국가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가장 빈번하게 폭력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빈곤국가 여성들의 약 37%가 평생 동안 가장 친밀한 상대로부터 물리적, 성적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도 짚었다. 

WHO는 각 지역이 봉쇄되고 필수적인 지원 서비스가 붕괴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각국 정부와 지역사회 모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 꼴인 약 7억3600만여명이 평생 한 번 이상 동반자 폭력과 성적 폭력을 겪었다. 이 같은 결과는 소름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오래된 문제이지만 우리는 바꿀 수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녀를 차별하는 제도 개혁 ▲여성의 경제적 권리 강화 ▲성교육 ▲남성 우월성을 인정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용인하는 관습 개혁을 위해 정부와 개인,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코로나19와 달리 여성에 대한 폭력은 백신으로도 막을 수 없다. 정부와 지역사회와 개개인이 깊게 뿌리 박힌 투쟁 능력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며 "여성 비하라는 해로운 태도를 바꾸고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기회와 제도적 혜택을 줘야 한다. 건강한 상호존중의 관계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