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4주 앞두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여야 공방의 소재로 떠올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여성 정책 브리핑'에서 "박 전 시장 관련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고 말하면서부터다.
이번 보궐선거 사유를 제공한 박 전 시장 성추행 문제에 대해 책임 지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논란을 매듭짓고 선거에 매진하려는 계획으로 해석됐으나, 야권이 이를 빌미로 공세를 취하면서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같은 날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박 후보의 진정성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며 "양심이 있으면 '피해호소인' 3인방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세사람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사태 초기 '피해자'가 아닌 '피해호소인'이란 용어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박 후보는 "쫓아내라는 단어를 들으면서 남성 우위의 가부장적, 여성 비하 발언이라 느꼈다"며 불쾌감을 표했고, 야당에선 즉각 "피해 여성 욕보인 사람을 중용하는 것부터 그만하라는 게 왜 가부장적이냐. 이게 무슨 내로남불식 여성 우려먹기냐"(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는 비판이 나왔다.
당초 안 후보와 박 후보의 설전이었지만 국민의힘의 가세로 협공 불길이 커졌다.
박 전 시장 성비위 사건을 쟁점화시키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를 상기시킬 수 있다는 야권의 전략도 작용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은 박 전 시장의 성범죄 사건에 대해 '피해호소인'이라고까지 얘기하며 2차 가해를 가했던 분들"이라며 "박 후보가 그런 분들을 캠프에서 내보내야 진정성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의견에 적극 동감한다"며 "그동안 대한민국 법률용어 역사상 등장하지 않던 '피해호소인'이라는, 정말 피해를 본 피해 여성 입장에서는 밤잠을 못 이룰 잔인한 용어를 썼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캠프 대변인인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은) 상식이 있다면 절대 쓸 수 없는 사람들인데, '잘못 썼으니 방출이라도 하라'는 (안 후보의) 요구를 박 후보는 '가부장적 여성비하'라며 거부했다"며 "이게 '가부장적 여성비하' 아니고 뭔가"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도 서울시청 청사를 찾아 박 전 시장을 언급하며 다시 박 후보측을 겨냥했다.
안 후보는 청사에서 노조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원 복지 향상을 약속하면서 "일명 '6층 사람들', 별정직·정무직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박 후보가 박 전 시장 성추행에 대해 사과했지만 여전히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만드는 3인방이 캠프 요직에 있다"며 "그 사람들을 다 내보내야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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