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돌파를 위해 국회의원 전수조사와 특검 카드를 꺼냈다. 다만 국민의힘은 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시간 끌기' 전략으로 규정해 협조하지 않을 뜻을 밝히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안한 LH 특검과 국회의원 전수조사 등을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김 직무대행은 "국민이 더 신뢰할 수 있다고 하면 박 후보가 제안한 특검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주 원내대표는 "특검은 합의 구성에만 두 달 이상 걸린다"며 정부 합동 수사의 중심을 검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주 원내대표는 "피할 이유가 없지만 개발 정보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들이 하니 먼저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국민 비난을 피하려 야당을 끌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물론 청와대에 대한 전수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이 역시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선거 직전 최대 악재인 부동산 이슈가 확전되는 양상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사실상 모든 카드를 꺼낼 기세다. 사실 여부를 떠나 소속 의원들의 투기 의혹까지 제기되자 통상 야당이 꺼낼 법한 전수조사와 특검 카드를 먼저 들고나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대위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을 통해 더 강력한 수사가 이뤄진다면 부동산 범죄를 확실히 색출하고 처벌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대안"이라고 힘을 실었다.
다만 국민의힘 입장에선 여권 악재인 부동산 이슈를 수습하는 데 협조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무엇보다 수사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LH 사태가 달리 흐를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을 전면에 세워 선거 정국을 '정권 심판론'으로 규정하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SNS를 통해 경남 양산 사저를 공격하는 야당을 향해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비판하자 야당은 일제히 "말씀이 심하시다"·"LH 직원이 죽었다. 하필 조금 전에 대통령 사저 농지 형질변경에 대한 변명을 하셨어야 하나"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우리 당은 특검을 반대하지 않는다. 철저한 수사로 부정과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라며 "출범에만 몇 개월이 걸릴지 모르는 특검으로 황금 같은 시간을 놓치면 안 된다"고 거듭 검찰 수사를 주장했다.
진보 진영의 정의당도 민주당 특검 주장을 비판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만 생각한 염치없는 쇼이자 물타기"라며 "제대로 된 수사보다 표 계산에만 급급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선거공항'에 이어 이젠 하다 하다 '선거특검'까지 내세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작하는데 상당 시간이 필요한 특검을 하자는 것은 박영선 후보의 시간 벌기이자, 또다시 투기범들에게 증거인멸의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게 아니라면 할 소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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